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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균탁commune Mar 29. 2023

코뮤니스트로 살아가기

크로포트킨 - 청년에 고함(1)

1919년 3·1운동이 일제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탄압을 받은 후, 우리 나라는 다윈의 진화론이 보여준 계몽의 논리, 즉 적자생존, 우승열패의 논리가 더 이상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후 우리 나라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사회주의의 논리였다. 당시 일본 유학생, 일본인, 중국 유학생들이 대한제국으로 넘어오면서 사회주의가 천천히 수입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주의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고토쿠 슈수이다. 코토쿠 슈스이는 일본의 자본주의가 가진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일본인 최초로 사회주의를 받아들였고, 천황 암살 계획이라는 음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고토큐 슈스이 처음으로 받아들인 사회주의 서양 제국주의가 가진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로서 일어난 오래된 사상이었다. 

 하지만 일본 즉, 고토쿠 슈스이가 받아들인 사회주의는 서양 제국에서 오랜 세월 유토피아를 찾아헤매던 모든 사상이었다. 

 그는 처음 마르크스, 엥겔스가 제창한 사회주의를 받아들이기 위해 연구소를 차렸다. 하지만 그가 만든 사회주의 연구소는 공산주의만이 아니었다. 

 공산주의만이 아니었다는 말은 사회주의 계열의 하나, 즉 코뮤니즘을 지향하는 아나키즘도 함께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그가 미국 유학(유람)을 다녀온 후 완벽한 아나키스트가 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즉, 처음 일본이 받아들인 사회주의는 사회주의 계열이 모두 섞인 사회주의였던 것이다.

 이는 우리 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벽』, 『신사상』을 비롯한 각 종 신문잡지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가진 적자생존과 우승열패의 패단(이 패단이란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으로 오히려 제국주의의 논리를 정당하 시켜주는 것이었다.)을 넘어서기 위해서 각 종 사회주의 사상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였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주창한 공산당 선언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우리 나라로 유입된 사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크로포트킨'의 사상이다.

 1920년대 가장 많이 번역된 것이 마르크스의 책과 크로포트킨의 책이다.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즘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둘의 사상은 모두 코뮤니즘의 사회를 지향한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코뮤니즘 사회로 가는 방법이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거쳐 단계적으로 코뮤니즘의 사회로 가야하는 것이라면, 크로포트킨의 아나키즘은 프롤레타리아의 독재 없이 바로 코뮤니즘의 사회로 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믿음은 크로포트킨의 대표 저서인 『상호부조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책 속에서 인류가 적자생존, 우승열패의 논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상호부조의 논리, 동물계, 고대, 중세의 상호부조가 바로 인류진화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이다. 

 

 1920년대 우리 나라 청년들이 가장 많이 읽은 크로포트킨의 글이 바로 『청년에게 소함』, 일명 '청년에게 고함'이다.

 이 책은 핍박받고 있는 전세계의 식민지 청년들에게 진정한 삶의 모습을 전해주는 책이다. 크로포트킨은 책에서 말한다. '모든 악의 근원은 바로 국가'라는 사실을...... 즉, 국가라는 거대한 자본권력이 있어 인간을 억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나 정부를 철폐해야만 한다는 것이 크로포트킨이 가진 기본적인 논리이다. 

 크로포트킨은 정부가 가진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아나키즘은 그 종류도 많다. 

 '파괴는 진정한 건설이다'라고 말한 바쿠닌은 국가와 정부를 없애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국가와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파괴적인 힘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는 조금은 가격한 아나키스트이다.

 프루동은 협동조합을 통해 코뮤니즘의 사회를 몸소 실천하려고 했던 인물이다. 그는 협동조합이 가진 힘을 믿었고, 그 힘을 통해 소규모 공동체의 발전이 이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이외에도 슈트리너의 개인주의적인 아나키즘도 있다.

 하지만 아나키즘의 경우는 일본에 처음 소개되면서 일본이 번역을 '허무주의'로 함으로써 부정적인 뉘앙스를 띄게 되었다. 

 하지만 아나키즘은 허무주의와는 완전히 다르다. 오직 파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건설로 가기 위한 방안을 그들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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