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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균탁commune Apr 08. 2023

코뮤니스트로 살아가기

크로포트킨 - 청년에게 고함(2)

 크로포트킨은 철저한 아나키스트였다. 삼일운동 이후 우리 나라에 들어온 사회주의 사상과 함께 크로포트킨의 아나키즘도 사회주의의 한 종류로써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청년에게 고함』은 사회주의를 믿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자료이다. 이와 더불어 크로포트킨의 대표작인 『상호부조론』도 우리 나라의 아나키스트들에게 많이 읽혔다.

 여담이지만 아나키스트의 계보에서 안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없다. 아나키스트의 마지막 거두인 월파 유림 선생은 안동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정국에서의 아나키즘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인물이다.


 다시 크로포트킨의 『청년에게 고함』으로 돌아오자.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스트 답게 일체의 권력과 권력적인 의지를 부정한다. 즉 그는 그 권력을 생산하는 국가 자체를 부정한다. 크로포트킨은 "국가를 모든 악의 근원(『청년에게 고함』, 낮은산, 19p)"으로 규정한다. 왜냐하면 국가의 권력 구조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인간의 자유가 억압됨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모두 속박한다. 즉 혁명을 통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바로 국가를 전복 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크로포트킨이 가장 신뢰한 것은 대중의 힘이었다. 아나키스트들은 대중(민중)의 힘을 믿는다. 대중에게는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코뮤니즘의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 일체의 대중이 하나가 되어 혁명의 검은 깃발을 휘날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레닌의 사회주의, 마오쩌둥의 사회주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기반으로 코뮤니즘의 사회로의 이행을 그 목표로 두고 있다. 즉, 사회주의 이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수의 엘리트들이 민중과 대중들을 이끌어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단계를 거치고, 나중에 권력의 구조를 재편 아니 권력의 구조를 없앰으로 인해 코뮤니즘의 사회로 이행하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크로포트킨을 대표로하는 아나키스트들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반대한다.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민중 스스로의 힘을 믿고 있는 것이다. 크로포트킨은 "인간은 일반적으로 제도보다 선하다(『청년에게 고함』, 낮은산, 20p)고 믿었다. 즉 국가의 권력보다 대중이 가진 잠재력을 더 믿은 것이다.

 크로포트킨의 『청년에게 고함』은 당대의 청년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 아나키즘의 입장에서 가르쳐 주는 표본이다. 청년이란 나는 커서 무엇이 될 것인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스트의 입장에서 청년들의 올바른 삶의 자세란 무엇인지 그 시대의 청년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참된 인간이라면, 그래서 당신이 느끼는 감정마다 의지지적 행도으로 나아가고 당신 안의 동물성이 지성을 죽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회주의를 이해하고, 이타심을 이해하고, 사회변혁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청년에게 고함』, 낮은산, 36p ~ 37p)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산업혁명으로 급속도로 발전한 과학의 더 급속한 발전이 아닌 확장을 원한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사람들은 아나키즘이라고 하면 환경과의 공동 생활을 그 목적으로 두기 때문에 흔히 과학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나키즘을 필두로한 사회주의는 과학의 발전을 억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의 발전을 반긴다. 폴 라파르그(마르크스의 사위)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그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라는 책에서 과학이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물론 자연을 파괴하는 과학의 급속한 발전은 반대하지만 말이다. 사회주의자들이 과학의 발전을 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왜냐하면 과학이 발전하면 인간의 노동시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자신을 위해, 자신의 지적 개발을 위해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나키즘을 필두로 한 사회주의자들은 과학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다만 자연을 파괴하고, 공도체의 삶을 파괴하는 과학의 발전은 반대한다. 

 크로포트킨이 청년에게 고함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장면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크로포트킨 #청년에게고함 #코뮤니스트로살아가지 #아나키즘 #아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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