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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Jan 15. 2023

동료Ⅰ, 리더

네 번째 이야기

인사 평가의 핵심은 아직도 태도이다.


살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까? 10대 학창 시절은 주로 동창이거나 동네 친구들 혹은 

주변 친구의 친구들이 전부였다.

군대 가서도 참 특이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은 나라에서도 이토록 지역별로 생각의 차이가 있나 싶었다. 그러나 '다름'이지 '틀림'은 아니라고 여기면 살았다.

회사는 사회라 그런지 더 제작각이다. 나이나 출신, 학력, 성격등 다 다르다. 그래도 보통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인성과 예의가 있으며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가 있다. 

그런데, '집에서도 저럴까?' 싶을 정도의 개차반 같은 동료들도 있다. 곤란스럽게도 그들 다수는 상사이다.  




리더...

어려운 자리다. 보통 그룹장이나 팀장 등의 직책으로 불린다.

군대로 치면 소대장이나 중대장 정도 직급이다. 

실무 최전선으로 이들의 역할은 가정에서 가장과 같으며 주로 40대가 맡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나를 따르라"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리더들은 여전히 많으며, 대화하고자 

시도하고 노력하는 리더들 역시 많다.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는 만큼 상하좌우를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하(본인의 상사와 조직원들)와 좌우(주변 협업부서)를 모두 인식하는 폭넓은 시야를 지녀야 한다.

독고다이식으로는 성과를 내고 조직을 유지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책임감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긴 하나, 외롭거나 고립될 자리도 아니다.

회사 생황을 하며 이런 리더와는 한 번쯤 다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단 두 가지뿐이지만 저런 사람들 만나기는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첫 번째. "믿음"

멤버들을 신뢰하지 않는 리더는 참 볼품없다. 스스로의 불안감을 멤버들에게 떠 넘기는 식이다.

모를 거라 생각하나 사람의 육감이란 웬만해서는 감추기 어려운 본능이다.

업무에 대한 철학과 방향이 없는 리더들은 갈팡질팡한다. 지시도 애매모호하여 멤버들이 받아들인 코멘트, 

지시 사항이 저마다 제각각이다. 즉, 핵심이 없다는 뜻이다.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다면 이 정도 규모의 회사에 공채로 들어온 인원들이 오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방향성이 없으니 비전과 목표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끝은 곧 '미래가 없다'이다. 

리더가 모든 부분에 있어서 큰 혜안이나 인사이트가 없어도 된다. 

목적과 방향이 명확하다면 제대로 전달해 주면 그뿐이다. 만약, 없다면 그 '없음'을 인정하면 된다. 

인정하고 멤버들을 믿고, 함께 고민하여 답을 찾아가면 될 일이다. 모든 걸 스스로 짊어질 필요는 없다. 


두 번째. "기다림"

"보고자료 언제까지 준비할까요? " "당연히 아삽이지." 

(*ASAP: As soon as possible, 즉 가능한 빨리라는 의미이다)

항상 급하다. 

모든 것이 급하다의 다른 의미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해석이 된다.

회사의 존망이 달린 일이 일개 조직의 판단과 보고서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리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결국 누군가의 재촉이 만든 사단일 것이다.

충분한 실험, 탄탄한 논리, 치열한 토론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기에 의존한 자료라고 하면 안 봐도 뻔하다.

몇몇 개인의 삶은 무너질 정도로 쥐여 짜서 나왔을 것이나 완성도는 낮을 것이다. 결국 다시 한다.

수정하고 변경하고 다시 만들고를 또 그렇게 반복한다. 

쓸데없는 회의와 자료를 줄여 일의 효율을 높이고,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시대 아니던가?

"내리사랑"은 아니더라도 "내리삽질"이면 좀 관란 하지 않은가 싶다.

이러지 않기 위해 리더는 생각하며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뭉치는 조직과 흐트러지는 조직의 차이 역시 리더로 갈린다.

가까이는 경험해 왔던 조직들이 그랬고, 멀게는 현재의 베트남 출구 대표팀이나 과거 많은 전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서점가에선 누구, 누구의 리더십이 유행처럼 번질 때도 많다.

10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명이 구성된 조직의 리더는 산술적으로 100의 성과를 내야만 한다. 

그러나 조직 별로 밥 값도 못하는 수준인 50 이하 거나 예상 밖인 수 백의 성과를 내곤 한다. 

그 차이는 결국 리더의 "믿음"과 "기다림"이라 생각한다.


요즘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그런지 '척하지 않는 리더', '입이 아닌 등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그립다.

인성도 갖춘 능력 있는 후배들이 떠밀리듯 가치 없는 일들에 부방비로 방치되었다가 회사를 떠나는 모습에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 더 리더들이 중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문제 있는 조직에선 다들 벗어나고자 한다. 떠나려는 멤버들이 많은 조직은 아픈 환자가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치료하듯 진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곳의 문화는 물이 흐르면서 자연 정화되길 기대하 듯 처리한다.

환자가 환자 스스로 치유하게 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뀔 생각이 없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시간이 흐르며 누적될 뿐인데,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치유될 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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