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검토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라는 다소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 22년 환율 상승에 비해 이번 상승은 글로벌 요인이 견인한 결과가 아닌 것으로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은 이론적으로 내외금리차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한미 금리차 역전폭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상승하였다. 내외금리차가 아니라면,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주(11월 2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동결(2.5%)을 발표하면서, 환율과 관련하여 내국인(국민연금 포함)의 해외주식투자로 인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즉 환헤지하지 않은 국내자본의 유출이 이번 환율 상승에 기여한 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로 인한 쏠림현상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환율 상승이 최근 증가한 통화량(M2) 때문이라는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원화값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사실(통화량 증가 및 원화값 하락)과 한 가지 가정(통화 가치 하락) 바탕으로 한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이 가정은 받아드리기 어렵다. M2의 증가률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즉 통화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통화가치는 하락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M2는 왜 증가했을까? 한국은행은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새로 풀린 유동성은 크지 않고, 과거에 풀린 유동성이 M2로 오는 구성변화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우리나라 M2는 수익증권 등을 포함하여, IMF의 기준보다 더 넓게 M2를 정의한다. 실제로 최근 M2의 증가는 현금통화나 예금보다도 이 같은 수익증권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결론적으로 최근 환율 상승은 통화량 증가와는 관련이 없으며 환헤지하지 않은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로 인한 쏠림현상이 원인이다.
이와 관련하여, 외환당국은 4자협의체 구성을 통해 국민연금이 "원화 표시 성과율을 단기만 볼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과평가"하는 '뉴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시키겠다는 목표"가 이뤄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