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동안 잘 닦아 거두었던 생각들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림, 글, 음식, 분위기, 조명, 소리.
그 모든 것을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밤에는 꼭 이렇게 생각이 몰려들고 말아.
눈을 피하지 말라는 듯이.
구멍 난 곳에 천을 덧대어 꿰매듯이, 나는 애써 여유를 만들어내며 그 소리와 조명 속에 불안을 묻어 버리지만
결국 언젠가는 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아마 무슨 일이 생겨서 내가 죽지 않는 한, 나는 계속 내 인생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거야.
내가 느낀 여유는 돈에서 나온다.
그게 없으면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그냥 자려다가 그런 생각이 확 치밀어 올랐고
퍽퍽한 음식을 먹은 것처럼 속이 답답하게 막혀왔다.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나의 안일함.
저주를 보내고 싶은 나의 안일함.
그러나 전혀 놓치고 싶지도 않은 중심.
잘 모르겠다.
잘하고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