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

삶을 여행하며 이루고 싶은 것

by 이지원

시간을 막을 방법은 없다.

괴로워하든, 기뻐하든,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우리 고양이보다 더 느린 속도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을 뿐, 언젠가는 나도 나이가 들고 늙어 삶의 마지막을 마주할 것이다.


티격태격 싸울 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가족.

좁고 깊은 대인관계,

쌓아왔고, 쌓아갈 모든 기억들이 과거로 엮여 떠나가겠지.

먼저든, 나중이든, 죽음은 주어진 시간의 끄트머리에 올라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온다.


고양이가 떠나고 남은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생각하기 편하도록 세 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았다.


첫째, 내 삶의 분위기는 어땠으면 좋겠어?

둘째, 내가 어떤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어?

셋째,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첫 번째 질문부터 생각해 보았다.

내 삶에는 따스함이 흘러넘쳤으면 좋겠다.

남으로부터 받는 따스함도 좋지만, 거기에 더해 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스함도 있었으면 좋겠다.

꼭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도록, 내가 나를 돌보고, 다독일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가 되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답과 연결해서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의 답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역시나 따스함을 퍼뜨리고 싶다.

한없이 사랑하고 싶다.

만나는 이에게 좋은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

그가 여유가 없어 보이더라도, 단단한 다정함을 건네고 싶다.


그래서, 세상에도 온기를 전하고 싶다.

그림이든, 글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동원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포근하게 만들고 싶다.

세상이라고 범위를 크게 잡아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곳을 지나는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따스해졌다면 이미 나의 소원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누군가의 마음은 곧 그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오래오래 글을 쓰고, 포근한 그림을 그려서

나도, 타인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나의 꿈이다.

그러니 나는 온 힘을 다해 사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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