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통제력을 잃었을 때 우울해진다

by 이지원

그 어떤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스스로 독립할 힘도 당장은 길러지지 않고, 세상과 연결될 방법도 당장 찾을 수는 없다.

그런 것들이 나를 너무 괴롭게 했다.

차라리 일찍 죽자고 생각해도 그럴 수가 없다.

죽음을 머릿속으로 그리기만 할 뿐, 정말로 죽지는 않는다.

주변에 피해를 끼칠 것만 같아 무섭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죽지 않은 채로 저문다.


뭘 해야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쓸모없는 먼지덩어리 하나로 느껴지는데,

나는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줄 수 있을까?

언젠가 일을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까?

내가 나를 살릴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손발이 무거워지니 기분마저 가라앉는다.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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