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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밑줄과 생각

나의 생각이 그의 한 문장에서 멈췄다. 나는 연필을 들어 밑줄을 그었다.

by 이숲
밑줄과생각.jpg


#밑줄과생각

24년 동안 출근을 했다
아침에 눈을 떠 매일 같은 준비를 하고

어제와 같은 시간에 회사로 가는 길을 걸으며
24년째 같은 생각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삶이다.

며칠 전에 동료가 하는 말은 충격이었다
'나는 출근하는 게 너무 좋다
집에 있으면 답답해서 살 수가 없을 거 같다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것이 즐겁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직장생활.jpg 출처 : 서울&

조직은 치열하고, 사람들은 눈앞에 작은 손해도 감수하길 싫어하며,

의사결정은 대부분 비합리적이고, 결정의 결과는 가장 힘없는 자들의 몫인데

어찌 즐거울 수가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람과 어울리고 조직의 의사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힘들다.
내가 여태껏 출근에 적응을 못하는 이유이다.

그들과 나누는 일상의 주제는 가볍고, 피상적이며, 자극적이고, 유익하지 못하다.

긴장을 낮추고, 동질감을 주는 약간의 유익함은 일말의 죄책감과 부질없음에 비해 몹시 사소하다.


#밑줄과생각 은 소설가의 산문집이다.
작가로, 독자로, 생의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이웃으로, 깊이 있게 고민하는 인간으로

써 나간 그의 글은

허망한 잡담보다, 해결책 없는 문제들의 나열보다, 누군가의 험담보다

유익하다.
삶과 사람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벼운 가십거리로 소비하기보다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성찰하며 성장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늘 필요한 일이다.

물론 기회로만 삼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못볼꼴이지만 말이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8일 오후 04_40_12.png 출처 : Chat GPT 생성 이미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좋겠다.

하지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축복은 극소수만 누린다.

책은 그런 면에서 여러모로 좋은 도구다





#정용준
#산문집
#시간을즐겁게보내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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