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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편안함의 습격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by 이숲
평안함의습격.jpg



최초 인류라고 여겨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약 300만~390만년 전에 출현했다.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 여겨지는 호모사피엔스는 30만년 전에 출현했으며,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 약 1만 2천년 전으로 보여진다. 산업혁명이 약 18세기 중반에 시작되었으니 인류가 현재와 같은 문명과 기술적 이로움을 누리며 살게 된 것은 고작 100년이 조금 넘는다고 볼 수 있다.



길게는 390만년 동안, 짧게는 1만2천년 동안 사람들은 오랫 동안 뛰고, 굶주리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위험에 불안해하며 살았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자들이 번성하여 현재의 인류를 이 땅에 살 게했다. 우리 몸에는 오랫 동안 조상들이 남겨놓은 살아남은 자의 DNA가 진하게 남아있다.

원시사회.png 출처 : 퍼플러사이언스



동물과 다른 인간의 유일한 강점은 오래동안 뛸 수 있다는 것이다. 멀리 보지도, 잘 듣지도, 빨리 뛰지도 못하고, 몸이 크거나, 힘이 세지도 않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는

오래 달리고, 두 발로 걸어 손이 자유로우며,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류는 이 장점을 오랫동안 유지했고 우리 몸에는 그것에 적합한 유전자와 본능이 담겨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삶은 이 모든 것들을 사용할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편안한 침대에서 일어나 몇 발자국을 걷고, 차를 이용해 출근해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다시 차를 이용해 집에 와 깨끗하고 적당한 온도의 물로 모든 더러움을 씻고, 다시 편안한 침대에 일자로 누워 편히 자는 삶을 몇십년이고 반복한다. 대부분의 물리적인 것들은 기계가 대체하고, 겨울이든 여름이든 극한의 온도를 견딜 일이 없이 냉난방 기계와 좋은 재질의 옷들로 계절을 난다. 특히나 시도 때도 없이 얻을 수 있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물을 즐기고 있으니 몸에 이상이 오는것은 당연한 결과다.

현대인.jpg 출처 : 더스쿠프



이것은 비단 몸 뿐만아니라 우리 정신과도 연결되어 있다. 만성스트레스와 우울증은 우연히 발생된 것이 아니다.우리가 편안함에 도취되어 우리 몸 속에 각인된 DNA를 거스르는 삶을 계속 살게 된다면 불편함과 불안함 속에 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임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탐험가인 저자는 33일간의 알레스카에 순록을 사냥하러 떠난다. 그곳에서 부딪치게 되는 자신의 경험과 다년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로 알게 된 수많은 연구 결과와 통계를 통해 불편함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무엇인지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순록사냥.jpg 출처 : 경향신문



너무 재미있어서 꼼짝도 안하고 책을 다 읽어버렸다.

빌브라이슨이 쓴 '나를 부르는 숲'과 같은 느낌도 있었다.

유쾌하고, 찌질하고, 솔직한 그의 문장이 불편한 삶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책은 좋은 내용이 제일 중요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너무 중요하다는것을 깨닫는다.



#마이클이스터


#본능적삶


#인간DNA


#원래맞는삶


#불편함


#불편하고유익한삶


#편리함이주는불편함



12월 31일 23시 59분 33초



01월01일 00:00:00 빅뱅발생


03월 16일 은하계 형성


09월 02일 태양계 탄생


09월 06일 지구 탄생


11월 09일 복잡한 세포등장


12월 25일 공룡출연


12월 30일 공룡멸종


12월 31일 23시 59분 33초 인류등장


고작 27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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