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고등학교 2학년때 교내 논술대회에서 2등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주제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피 토하듯 혈기 넘치게 주장한 내 논지는
'남녀차이는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였다.
남자 아이들이 로봇을 가지고 놀고,
여자 아이들이 인형놀이를 하고
여자아이는 평강공주처럼 잘 울고, 남자아이는 바보온달처럼 씩씩한 이유는 은연 중에 혹은 또래집단 사이에 혹은 부모나 선생님과 같은 가까운 어른들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핵심이었다.
즉 아이들이 남자답게, 여자답게 노는것은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다.
역할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30년전의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이 책은 자연스러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질문 부터 시작한다.
자연스럽다는 것(자연적인 현상)은 인공적인 것보다는 좋고
부자연스러운 것과 다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편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자연 현상이 과연 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것인지, 자연에서 벌어지는 것들이 인간이 모두 받아들여질만 한 것들인지 묻는다.
자연은 좋은가?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인간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인가?
여자다움, 남자다움, 인간다움과 같은 인간의 본성은 원래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가?
짐승은 인간과 구별되는 것인가?
사람이 사람의 시각으로 자연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겪어 온 혹은 배워 온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자연을 프레임화 하여 바락보고 그것을 더욱 더 확증편향 시킨 것은 아닌지 저자는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파격적이다.
저자의 질문과 답을 바라보며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과 잘못된 가치관을 수정하는 일은 즐겁고 괴로운 일이다.
이런 책들이 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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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에대한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