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조금 그런 편이었지만 사업을 하면서 특히 감정이 격하게 올라오는 것을 자주 느꼈다. 원래 나는 이렇게 감정이 요동치는 일을 처음부터 회피하고 살았다. 그래서 사람도 까다롭게 가려서 사귀고, 웬만한 것들에는 아예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다.
한마디로 재미없는 인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안의 가시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나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업을 하면서 자꾸 이 감정을 직통으로 맞게 됐다. 내가 선택한 일, 내가 벌려놓은 일이니 빠져나갈 길도 없었다. 나는 하던 일을 계속하는 한편, 혼란의 도가니인 내 내면을 안정시키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주로 '성공' 아니면 '명상'에 관련된 책이었는데, 두 카테고리가 서로 다른 것 같아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감사하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냥 '감사'라는 게 듣기에 좋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고 더 심오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이에 대해서는 멘탈의 연금술 또는 타이탄의 도구들,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정도의 책을 읽어보는 게 내가 어정쩡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멘탈의 연금술'은 직설적이고 냉철한 어조가 아주 재밌었는데 그만큼 이해하기 쉬웠다.
명상 관련해서는 '현존수업'이라는 책을 오래 봤는데, 이 책에는 10주간의 명상 실전 편이 있다. 나는 이것을 일 년간 거의 네 번 정도 했다. 지금도 새해기념으로 다섯 번째 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읽고 매일 명상하면서 이 책의 내용을 잊지 않으려 했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웃기게도 '현존'수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는 이것 역시 성공을 위한 도구로서 내 안에 새기려 한 것이다. 내 감정이 안정을 찾으면, 내 과거의 감정을 해소시키면, 내 무의식을 정화하면 성공을 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물론 이마저도 쉽지는 않았다. 회피해 왔던 내 모습, 내 감정들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일이 얼마나 괴로울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분명 해소했다고 생각했던 감정과 기억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내 안을 차지하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 이 수많은 것들을 다 해소하나 두려울 지경이었다. 명상을 하고 마음이 가벼워진 후 밖에 나가면 여지없이 뒤통수치는 일이 생겨났다. '아직 멀었어'라고 날 비웃는 듯했다. 이 신의 장난인지, 삶의 농락인지 모르겠는 일들을 여러 번 마주치면서 조금씩 더 겸손해져 가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 내가 지금까지 믿고 있었던 성공이라는 것은 정말 성공을 간절히 바라며 힘들게 노력하고 내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 될까 말까 하는 것이었다. 그에 동의한 나는 성공에 엄청난 집착을 했고, 그 결과 사업파트너와 싸우고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다. 경쟁이라는 것 또한 이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반면 현존수업에서는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욕구와 집착, 이것 역시 해소의 대상이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두려웠던 것 같다. 이 열정마저 식게 돼버린다면 나는 영영 성공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집착마저 사라지면, 내게 마지막 길이나 다름없었던 '사업'이라는 것에 완전히 손을 놓게 돼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럼 나는 앞으로 또 어떤 일을 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결국 일에서는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나는 현실과의 조화를 찾고 싶었다. 분명한 것은, 난 여전히 성공하고 싶었지만,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싫었다. 사실 그럴 의욕조차 사라져 가고 있었다. 과도하게 집착하고, 비효율적으로 열정을 불태우고, 복잡하고, 여유 따윈 하나도 없는 그런 방식말이다. 우리는 어느새 사업이야기보다는 내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기 시작했고, 과거의 어떤 점이 잘못되었었는지를 차분하게 되짚어봤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책, 유튜브를 보면서 도대체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이 아닌 '진정한 성공'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계속 찾아봤다. 일을 그냥 재밌게 즐기면서 하라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항상 불안해졌고 조급해졌고, 성공에 집착하고 또 집착했다. 아무리 해도 내가 느끼는 것이라고는 고작 '즐거움을 느끼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아무런 집착 없이 사업을 '진정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일까. 이 말이 정말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그냥 재밌게 할 수 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