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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Apr 25. 2021

아이의 쌀 걱정

그림책<소나기가 내렸어>

쌀통의 쌀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

오늘 아침 첫째에게 아침밥을 부탁하고 있다 보니 거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웃음이 나온다.

쌀통의 쌀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볼 때마다 둘째는 "엄마 쌀 좀 사지." 하고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 집 쌀은 엄마 아빠가 매번 보내주셨다. 아빠가 직접 농사를 짓는 건 아니지만 아빠 이름으로 된 논에 삼촌이 벼농사를 짓고 있어서, 매번 쌀은 그렇게 자식들에게 보내주고 계신다. 항상 떨어지기 전에 보내주셨는데 이번에는 조금 늦게 말씀드렸더니 쌀통이 비워지기 직전이다. 그걸 본 둘째는 정말 안되겠는지 "엄마 오늘 쌀 좀 사자." 하고 그러는데  웃음이 피식 나온다. 옛날 어른들이 쌀이 떨어지면 마음이 불안해서 쌀독을 먼저 채웠다는 것처럼 둘째는 쌀이 점점 없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영 불안한가 보다.

엄마한테 전화드려 이야기했더니 몸만 작았지 집안일을 챙기는 애 어른이라고 그러신다.


둘째는 다 느린 거 같았는데 마음과 눈에 담는 세상이 참 다양하다. 다양한 만큼 걱정도 많고, 이리저리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다.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첫째와는 달리 둘째의 성향은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생각을 하는 편이어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평상시와 조금만 달라도 정확하게 찾아내는 아이의 눈을 피할 수가 없을 때가 많다. 몸이 살짝 안 좋아서 가슴팍을 두드리는 것조차도 "왜? 아파?" 하고 물어오는 아이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예민한 아이들은 세상을 다양하게 마주하기 때문에 장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걱정보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자신도 훨씬 편할텐데..



며칠 전 읽은 윤정미 작가의 <소나기가 내렸어>                                              

민호와 민지 남매의 이야기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해본다.

비가 그친 하굣길 민호와 민지의 마음이 뭔가 달라 보인다.

이미 표지에서 민지의 빨간 옷과 민호의 검정 옷이 뭔가 큰 차이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거 같다.

미있는 상상과 기대감으로 걸어가는 민지의 하굣길

세상 긍정의 모드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민지의 눈에는 참 많은 것이 담긴다.

신기한 것 가득한 민지의 마음에는 비온 뒤 모든 풍경이 즐거워 보인다.

그에 반해 민호는 뭔가 불편함이 조금 느껴진다.

비 오는 날을 싫어하는 걸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살짝 궁금해진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민호와 민지

민호의 마음이 보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마음에 민지가 무언가를 넣어주면서 반전의 상황이 펼쳐진다.  

                          


마음에 무엇을 담고 살아가는 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의 결도 달라진다는 것을 참 많이 느낀다.

걱정이 많은 난

걱정이 많은 둘째가 걱정이 될 때가 있다.

걱정이 많은 난

나이에 비해 생각이 어린 첫째가 걱정이 될 때가 있다.

걱정이 많은 난

나의 일도 남편의 일도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마음을 채우지 말자!

긍정적인 마음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힘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모이면 엄청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둘째의 쌀 걱정이

웃기면서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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