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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Feb 10. 2021

당신의 불안감은 안녕한가요?

그림책 <불안>

당신의 불안감은 안녕한가요?


나의 삶에서 꼭 함께 하는 것 중 하나는 불안이라는 놈이다.

내 안에 감춰진 불안이 유난히 활개를 치고  삶에 깊게 들어온 날은 아마  보호해야할 존재가 생긴 그날부터였던 거 같다.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오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나 자신 혼자일때는 긴장이 되긴 했지만 불안감이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주어진 보호와 책임은 불안도 함께 끌어들이는 묘한 상황을 자주 등장시켰다.


립유치원교사가 되겠다고 시험을 쳤던 강원도는 나와 관련성이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살지 않는 아주 외딴 섬같은 곳이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이곳에서 삶은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억척스러움을 다지게 하는데 아주 좋았다. 그래도 혼자인 그때는 그것이 무엇이든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단 둘이서 이 곳에서 시작된 삶은 모든 것이 불안하고 무서웠다. 아이가 아프면 누가 봐줄지, 갑자기 출장이 잡히면 애는 누구한테 부탁을 할지, 혹시 아이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지, 이 불안감은 매일 아이의 이마를 짚으면서 열이 나는지 살피고, 잔기침이라도 한다 싶으면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이상행동으로 까지 이어졌다.


무 불안했다. 하루 하루 삶이 이어지는 순간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나에게 사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동반자는 남편이 아닌 불안감이 자리를 잡아버렸다. 불안과 함께 하는 삶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이대로 살다가는 불안때문에 삶이 전쟁터가 될 거 같았다. 나만의 처방전이 필요했다. 나름 오랜시간 불안을 안고 살았던 사람으로서 수시로 올라오는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1. 불안이 올라오면 그것을 잠시 들여다본다. 그리고 시간이 가야 해결되는 일은 글로 적어두고 머릿속을 비운다.

2. 불안이 올라오면 주문을 외운다. "괜찮다. 지나간다. 별 일 아니다.

3. 바로 해결가능한 것은 신속하게 처리해 더 이상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게 한다.


사실 이렇게 노력한다 해도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적당한 불안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도 있으니 그것을 잘 이용하는 영리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꽤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알게 된 것이다.


며칠전 읽은 조미자 작가 그림책 <불안>에서는 우리가 내면에 지니고 있는 불안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불안의 줄을 당기는 것도 나 자신이며

그것을 크게 만드는 것도

작게 만드는 것도 나 자신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불안과 함께 해야함을 인정하고 살아가야 됨을 보여준다.


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쩌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불안한 삶을 즐기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모두가 삶이 평온하기를 바라지만 삶은 야속하게도 야박하게 굴 때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너그러운 우리가  불안이 들어올 수 있는 조금의 자리를 쿨하게 내어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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