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하면 뭐가 떠올라요?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건 붉은 나뭇잎이 그려진 국기와 나이아가라 폭포가 아닐까?
엄청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폭포 중 하나이며, 기본적으로 나이아가라 강에 자리해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국경에 걸쳐 있다. 엄청난 물의 양 덕분에 수력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당연히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이다.
나도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엄청나게 쏟아지는 물과 거대한 소리에 압도당했었다.
'나이아가라(Niagara)'라는 이름도 '물의 천둥'이란 뜻이다. 그 광대함과 빨려 들어갈듯한 물의 흐름은 글로 다 표현하기 힘든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딱 서면, 진짜 말문이 막힌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아무리 봐도 소용없다. 직접 봐야 그 굉장한 울림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느껴지는 것은 얼굴에 잔뜩 뿌린 미스트와 같은 '물안개'이다. 한여름에 느끼는 뜨거운 햇살이 강하게 내려쬐도, 폭포 근처는 늘 촉촉하고 시원한 안개로 가득하다. 특히 그 해가 비칠 때 물안개사이에 떠오른 무지개를 마주 할 때는 '황홀하다'하는 감정을 느낀다.
그 어마어마한 물의 양을 보고 있으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냥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기분이라고 할까?
사실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밖에 안 된다. 그래서 가끔 기분 전환이나 드라이브가 필요할 때 바람도 쐴 겸 마실 나가듯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곤 한다. 가끔은 다리만 건너면 미국 국경을 지날 수 있어 버펄로에 가서 쇼핑도 하고, 건너편 미국 땅에서 폭포를 바라보기도 한다.
이날도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있을 때,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마실 가듯 왔다는 나의 말에, 친구는 "뭐야! 나는 사진으로만 봤었고, 언제 가볼지 모르는, 꼭 가봐야 하는 그곳에 너는 마실 가듯 간다고? 심지어 지금 그 폭포 앞에 있다고?"라며 소리쳤다.
나는 "그래! 우리 페이스타임 할래? 지금 보여줄게!" 하고 외쳤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경쾌한 웃음소리와 동시에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소란하게 어우러진다.
몇 해 전, 그냥 멀리서만 바라봐도 그 웅장할 거라고 생각만 했던 배를 타고 폭포 아래까지 가본 적이 있다. 배에 오르기 전 나눠주는 빨간 우비를 입었고(캐나다는 빨강을 반대편 미국은 파란색 우비를 입는다), 출발하는 배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갈 때 기대감과 동시에 긴장감이 몰려왔다. 흔들거리는 배 앞에서 떨어질까 봐 두려운 마음에 손에 힘을 쥐어 배를 꽉 쥐고 있었다. 배가 폭포 근처에 다다르자 '굉음'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웅장한 소리가 내 귀를 때렸고,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물살이 만들어낸 물안개와 물방울이 하늘에 치솟아 배 위에 있는 우리를 흠뻑 젖게 만들었다. 한여름에 맞은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은 시원했고, 폭포아래로 갈수록 느끼는 그 짜릿함과 눈앞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위엄을 아직도 잊을 수도 없다.
나이아가라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아이스 와인(Icewine)'이다.
아이스 와인은 포도나무에 포도를 그대로 둔 채 영하 8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한밤중에 얼어붙은 상태로 수확해서 만드는 아주 달콤한 디저트 와인이다. 그래서 나이아가라 와이너리에 가면 이 아이스 와인을 꼭 맛봐야 한다.
이 와인은 한국에 갈 때마다 꼭 선물로 사가는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한국에서도 살 수 있는 와인이자만, 수많은 아이스 와인 품목 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건네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나는 항상 그런 마음이다. 내가 보고 느끼고 좋았던 것들, 어느 도시를 여행했을 때 가졌던 감동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 도시의 대표적인 것을 선물로 건네주는 듯하다.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그 어느 곳에 있어도 자연의 풍경과 그 순간의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주는 나라 같다. 이 아름답고 자유로운 나라에서 마주하는 거대한 경이로움의 순간들을 내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싶다. 깊어가는 가을날에 바라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거대한 울림과 가슴 벅참, 그리고 동시에 자연이 주는 감동까지 느껴졌던, 그런 날이었다.
Just as I am,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