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머문 오렌지빛 석양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만난 태양은 온 세상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뜨거운 빛은 내 얼굴에 닿아 나를 환하게 비추었다.
저 붉은 태양을 보며, 각자의 길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자연에게 물었다.
'어떻게 조화로운 색을 창조했을까?'
'어색하지 않게 세상의 수많은 색을 잘 어울리게 만들었을까?'
세상에는 미묘하게 다른 색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 본 오렌지 빛은 내 눈에 담아 온 가을빛과 꼭 닮아 있었다.
석양이 내리는 하늘빛 오렌지는 내가 좋아하는 색 중에 하나이다. 사람은 저마다 퍼스널칼라가 있듯, 나는 따뜻하고 균형 잡힌 웜톤으로 가을빛을 닮은 레드브라운, 내추럴 브라운, 베이지 계열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붉은색과 다크브라운이 섞인 머리색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한 번은 한국에 갔을 때, 붉은색이 지루해져서 애쉬 블론드와 올리브 칼라에 도전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머리색은 나 같지가 않았고 몇 달 동안 낯선 나로 살았던 어색함이 있었다. 사람마다 각자의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나는 '붉은 계열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문득, 누군가가 떠오를 때면 그 사람을 색으로 기억할 때가 있다.
'투명하고 맑은 하늘빛과 같은 파란색'
'늘 웃음뒤는 쓸쓸함 묻어나고, 따뜻함보다 차가움이 느껴졌던 회색'
'조용하고 차분하며 나와 정반대의 성격과 색을 가진 올리브그린'
'밝은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주는 순수하고 깨끗한 하얀색'
오늘 내가 만난 색은 가을빛을 가득 담은 오렌지빛이었다. 좋아하는 색을 마주하며 하루를 아름답게 보낼 수 있었다, 행복하고 어둠을 밝히는 헤드라이트처럼 반짝이던 날. 이런 날을 마주하면 내 마음 가득 강한 에너지가 가슴 안에 가득 찬다. 햇살과 바람, 나무와 하늘, 빛과 색 그리고 나의 세상, 나의 자연에게 고맙다.
Everything is Beauti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