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요

2025년 12월, 한국에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

by 이수 E Soo

12월의 둘째 주.

이맘때면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카드를 쓴다.
누군가의 생일이나 행복한 일, 그리고 크리스마스처럼 마음이 설레이는 날이면, 늘 카드를 보냈다.
AGO 미술관에서 고른 그림엽서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함께 넣어 보내곤 했다.

같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카드를 보냈다.
많을 때는 스무 명이 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한국까지 정성스레 보냈다.

캐나다에서 보낸 카드는 한국까지 2주가 걸린다. 그래서 연말이 오면 자연스레 누군가를 떠올리며 펜을 드는 이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알게 되었다.
‘사람과의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다는 것을.
내가 좋아서 보내는 마음이라 해도, 변하지 않는 애정은 어느 순간부터 조금 어려워졌다.

캐나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멀어진 거리만큼 관계도 조금씩 느슨해졌다.
처음엔 그 관계를 붙잡으려 애썼다.
내가 늘 붙잡고 있는 사람 같았고, 때로는 그 무게가 버거워도 꼭 쥐고 있으려 했다.

사람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른데, 나는 나만의 방식을 원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언제나 나를 걱정해 주고 나답게 살기를 바라는 친구들.
내 곁의 좋은 사람들은 내가 보낸 그 작은 카드 하나에도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 모습이 좋아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새 2025년의 끝자락.
캐나다에서 다시 한 장씩 카드를 쓰는 12월이다.

누구에게나 이 카드가 작은 기쁨이 되기를.
멀리 있어도, 마음만큼은 따뜻하게 닿기를.


디자이너의 취미생활_ 내가 주는 작고 따뜻한 선물, 캘리그래피 이야기

https://brunch.co.kr/@97728075db7b442/57

꽃잎과 나뭇잎으로 만들어지는 크리스마스 카드

이번에는 브런치스토리 3기 세미나를 진행해 주신 @배대웅(@woongscool)작가님, 그리고 함께 강의를 들었던 미국에 계신 @고운미소https://brunch.co.kr/@bcb917fef93d451작가님에게도 카드를 썼다.

한국 시간 토요일 오전 10시.
나는 토요일 아침 8시. 고운미소 작가님은 새벽.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우리의 시간에 맞춰 강의를 진행해 주신 배 작가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채워 넣었다.

두 분 모두 기뻐하시길 바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듯, 나의 마음도 천천히 닿기를 바란다.

그 마음이 가 닿은 곳에서, 모두가 조금은 더 따뜻하길 바랄 뿐이다.


사실, 감사한 작가님들이 더 계시지만 개인적으로 집 주소를 물어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제 글을 읽으시는 작가님들 중 ‘혹시 나일지도?’ 하고 생각하신 분들.
제가 직접 쓴 캘리그래피 크리스마스 카드와 '2025년 크리스마스 캐나다 우표'를 붙여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 이메일로 주소를 남겨주세요.)




이 글을 끝으로 [사진 속에 머문 순간] 연재를 마칩니다.

올해 1월 중순,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2025년의 마지막 달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조금 조용해졌고, 하루의 속도도 천천히 흐르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새로운 일들을 시작했고, 도전한 한 해였습니다.
작가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고, 애쓰셨고, 각자의 자리에서 멋지게 빛나셨을 거라 믿어요.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연재 글은 무엇을 쓸지 아직 모르겠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 채 쓰기 시작했는데, 쓰면 쓸수록 글 쓰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한 걸음 더 내디디면 조금은 달라지겠죠.

고맙습니다.

Soo.

메리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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