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며.
몇 주 전부터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할지 말지 여러 번 고민했다. 매주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삭제하거나 취소할 수 없는 제약이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오늘도 제목을 지웠다가 다시 썼다가를 반복했었다. 두 가지 마음이 계속 남았었다, 연재를 통해 브런치 작가로 첫 발을 내딛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과 캐나다에서의 나의 삶과 디자이너로 살아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브런치작가를 시작하면서 내가 하는 ‘디자인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아졌다.
나를 잘 아는 다정한 그가 브런치스토리에 대해 알려주었고, 그 덕분에 전혀 몰랐던 브런치스토리의 매력을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
생각이 많았던 나는, 내 감정을 짧게라도 글과 사진으로 표현해 왔던 적이 있다. 캐나다에서 답답한 순간을 겪을 때마다, 그리고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밀려오는 그리움 속에서, 다정한 그는 늘 내게 말했다.
“네 감정을 글로 써봐. 꾸준히, 계속해서. 그러면 너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될 거야.”
그의 말은 내게 작은 위로이자 새로운 길이 되었다. 브런치스토리에 대해 전혀 몰랐던 상태에서 나는 작가에 도전했고, 5일이 지난 후 "작가가 된 걸 축하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렇게 2025년 새해부터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어, 지금은 내 일상과 순간들을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작가’라는 단어가 아직은 어색하지만, 싫지는 않다.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뭐든지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건 늘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기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의 하루는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배우는 것들, 캐나다의 자연을 느끼는 감정, 그리고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여전히 사람들과의 대화, 음악, 영화, 드라마 속에서 영감을 얻지만,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한 이후로는 그 변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사소한 것에도 귀 기울이고, 사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려 노력하는 내가 있다.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며 더 나은 나,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캐나다는 아직도 겨울처럼 기온이 낮고 칼바람이 불어대며, 때로는 한두 번씩 눈이 쌓일 정도이다. 봄이 오려면 아직도 먼 듯한 캐나다의 겨울 — 그래서 봄이 오기 전에 '캐나다 디자이너, 순간을 살다'를 계속 쓰고 싶다. 다정하고 따뜻하게 나의 순간들과, 캐나다에서 살아가며 배우고 있는 것들, 그리고 새로운 일들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매주 일요일 연재를 시작한다.
Soo+
*제목 이미지는 발행된 매거진의 디자인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나의 디자인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