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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PayDay!” – 캐나다의 급여 문화

2주마다 받는 급여가 주는 동기부여

by Soo 수진

오늘은 페이데이(Payday)이자, 금요일이다.

Happy Friday! and Happy Payday!

2주가 훌쩍 지나 어느새 월급날이 다시 돌아왔다. 입사한 지 일주일 만에 첫 급여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날이 회사의 정해진 페이데이였던 것 같다. 다른 직원들은 2주마다 급여를 받지만,
나는 입사 일주일 만에 첫 급여를 받았던 셈이다.

2주마다 급여를 받는다는 건, 생각보다 좋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동기부여’다.

한 주를 힘겹게 보내도, 그다음 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페이.
아직 지난 급여를 다 쓰기도 전에 새로운 급여가 들어온다.

한 달에 한 번 받는 것보다, 훨씬 실감 나는 성취감이 있다.

"2주를 잘 살아냈구나. 또 한 번 잘 살아보자!"
"이번 주는 왜 이렇게 힘들지… 그래도 다음 주면 페이데이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또 한주를 살아간다.


2주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래서일까, 금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누군가 말한다.

“자! 오늘은 페이데이이고, 금요일이야!”
“벌써?”

서로 웃으며 대화를 주고받지만,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나라에서는 급여를 어떻게 받을까?”

우리 팀에는 다양한 국적의 동료들이 있다. 이탈리아, 쿠바, 이란, 캐나다, 그리고 나, 한국.

쿠바와 이란은 한국처럼 한 달에 한 번 급여를 받는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조금 특별했다. “우린 일주일에 한 번씩 받아.”

"정말?"
일주일마다 급여가 들어온다는 건 나에겐 너무 낯설고도 신기했다.
그만큼 삶의 리듬도 더 빠르게 돌아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캐나다의 페이데이는 2주마다 한 번씩 일까?


캐나다에서는 급여 지급 주기가 다양하지만, 2주마다(bi-weekly) 지급하는 방식이 매우 일반적이다.

1년을 26번의 급여 기간으로 나누는 것으로, 많은 기업에서 급여 관리 및 회계 처리의 편의성 때문에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2주마다 급여를 지급하는 이유:

관리 용이성: 매주 지급하는 것보다 급여 처리 횟수가 적어 기업 입장에서 관리 부담이 줄어듦

회계 주기와의 조화: 2주 주기는 월별 회계 주기와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재정 관리에 용이

직원 선호도: 많은 직원들이 2주마다의 급여 지급 주기를 안정적인 수입 관리 측면에서 선호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매달 마지막 날에 받는 월급은 늘 멀게만 느껴졌다.
카드값과 지출로 급여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월급날이 다가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건 일상이었다.

한 달에 한 번, 들어오자마자 사라지는 급여. 그리고 중순이 되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허덕임.
쳇바퀴 돌듯 살아가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 겹쳐진다.

지금은 다르다. 2주마다 받는 급여덕에 계획을 세우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며 쓸 수 있어 한국에서 살던 직장인과는 조금은 다르게 살고 있다.

캐나다는 급여에서 약 40%가 세금으로 빠져나간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고, 급여가 올라가도 크게 기쁘지 않았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었을 거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 세금은 단지 빠져나가는 돈이 아니라, 돌고 돌아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었다는 걸.

병원비나 검사비용, 예방주사 모두 무료이다. 입원도, 의사 진료도 비용 없이 가능하다. 대신 단점도 있다. 스페셜닥터를 만나기 위해선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야 하고, 한국처럼 빠른 의료 시스템은 아니다.

최근엔 수술 후 입원까지 무료로 혜택을 받았던 지인이,

"I love Canada'를 외쳤다는 말을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을 찾는 일은 늘어날 테고, 그럴수록 이 혜택은 더 값지고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그 자체로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작은 특권’이 아닐까.


나도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땐 직장을 다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네디언처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낸 세금 덕분에 나는 새로운 나라에서 불안함보다 안정을 먼저 느낄 수 있었고,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다.

지금은 그때 받았던 도움에 조금씩 보답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받았으면, 또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것. 처음 온 이민자가 낯선 땅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함께 버텨주고 이끌어주는 것. 그게 이곳 캐나다가 지닌 따뜻함이라 믿는다.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과 시스템 속에서, 나는 이곳의 속도에 맞춰 조금 느리고, 천천히 살아가고 있다.

은행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일도, 식당에서 늦게 나오는 음식도, 마트에서 스몰톡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그 시간조차 처음엔 낯설고 답답했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 여유를 배운다.

조금 느린 일상이 주는 따뜻함에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지갑이 두꺼워지는 기쁨보다, "수고했어, 이번 2주도 잘 견뎌냈어."
그런 위로를 받는 기분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금요일 저녁, 퇴근길 발걸음엔 늘 작은 설렘이 묻어난다.

열심히 일한 뒤, 2주마다 받는 급여는 내가 나에게 주는 대가처럼 느껴진다.

'수진, 넌 지난 2주도 잘 살아냈고, 앞으로 또 2주를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잘 보낼 수 있을 거야.'

마치 그렇게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다.

오늘은, 바로 그 페이데이. 2주 동안 있었던 순간들을 하나씩 천천히 떠올리며, 나 자신에게 다정히 말을 건넨다.

‘수고했어. 정말 잘하고 있어.’

Soo+

2025 봄호 매거진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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