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마침내 나를 다시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내가 선택한 학교의 3가지
디자인 테스트와 포트폴리오 조건사항
포트폴리오_
1. Students are evaluated through portfolios, and portfolios are important materials that showcase the applicant's design skills and creativity.
2. It is advisable to include various works in the portfolio that demonstrate the applicant's design capabilities, such as storyboards and design projects.
디자인테스트_
1. Storyboarding and preproduction planning is an important first step in developing media.
Using the panels below, storyboard a short animation. It can be an Advertisement, Commercial or an Animated Story involving characters. Do not use any words to describe the situation or events.
2. The focus of the design exercise is to gauge your creative thinking and how you apply it to the
context of the question.
The snowboarding company BURTON has asked you to design a new snowboard for them. Use the templates below and layout the graphics for 2 concepts. You must include the company name somewhere.
3. Sketch at least one logo concept for each of the following companies. Be creative.
다시는 디자이너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마음, 디자인이 아닌 전혀 다른 길을 가보겠다는 생각이 어느새 사라졌다. 그리고 문득,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이 "그래, 이제 시작이다"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동안 접어두었던 디자이너의 삶을 다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만큼 모든 것이 새로웠고, 익숙했던 어도비 프로그램 몇 개만으로는 부족했다.
대학 내내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혀야 했고, 특히 코딩 수업은 큰 도전이었다.
HTML, CSS, JavaScript, TypeScript, GitHub, 반응형 웹 디자인 원리를 졸업 학기 내내 배워야 했다.
사실, 디자이너가 개발자가 된다며, 너무도 환상적이라 생각했기에 개발공부를 할 수 있는 과를 선택한 게 우선순위였고, 그다음은 UI/UX였다.
'디자이너가 개발을 한다고?' 수업 때마다 너무 어려웠다.
내 경우,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다른 영역이었다.
공부하는 동안 살면서 가장 적은 몸무게를 기록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도 대학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정말 가까운 사람을 제외하고는. 캐나다에서는 졸업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혹시 중간에 포기하게 되면 ‘끝까지 해내지 못한 사람’이 될까 봐,
졸업을 몇 달 앞두고서야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이 알았다.
다행히도, Adobe Creative Cloud를 이미 사용해 본 경험 덕분에 처음 디자인을 배우는 과 친구들보다는 조금 수월했다.
한국에서 어도비 프로그램을 활용해 디자인 작업을 해왔기에 적응이 빨랐고, 각 과목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지만, 어도비 툴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라 비교적 익숙했다. 역시나 가장 즐거웠던 과목은 타이포그래피와 포토그래피였다. 특히 사진을 배우는 시간은 늘 기대되었고, 과제를 제출하기 전 교수님께 질문을 많이 했다.
교수님이 원하는 방향과 내가 생각하는 결과물이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제출하곤 했다.
전공과목은 거의 다 그런 나만의 방식으로 해냈던 것 같다.
그 결과, 모든 학기 전공과목 성적은 all A였다.
과목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최종 학점이 나오기 전에 대략적인 점수를 미리 알 수 있었다.
만약 B 학점을 받으면,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다시 작업해서 제출하면 학점을 올릴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재제출한 끝에 결국 A 학점을 받곤 했다 학점은 내 자존심이었다.
나는 디자이너였고, 이미 어도비 프로그램을 오래 사용해 왔으며, 어린 과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학점마저 낮다는 걸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몇 배로 힘들었다. 늘 머릿속에는 과제 생각과 아이디어, 시간을 투자해 좋은 작업물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떠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내 욕심이었다.
주변에서는 취업할 때 성적과는 상관없다고, "F만 아니면 돼, 적당히 해"라고 했지만, 나는 그게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았다. 최고의 점수를 받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잠을 잘 수 없었다. 내 키에 몸무게는 40kg대였고,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아는 지인들은 내가 아픈 줄 알고 모두 놀랐다.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요? 아픈 거 아니죠?"
"몰라보겠어! 살을 일부러 뺀 거야? 다이어트?"
나는 살면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공부가 내 살과 잠을 모두 빼앗아갔다.
다행히, 좋은 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5명의 친구들과는 학기 초부터 졸업까지 한 팀이 되어 프레젠테이션과 그룹 프로젝트를 함께 해나갔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며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었던 고마운 동기들이었다.
지금도 우리는 분기마다 한 번씩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디자이너로서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그 시기의 삶을 바꿔주기도 한다고 믿는다.
나에게는 그들이 그런 존재였다. 함께여서 더 빛났던 시간,
덕분에 팀 프로젝트도 최고 학점을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서로에게 든든한 응원이 되어줬던 동기들이었다.
그렇게 공부라는 힘든 시간이 지나고 졸업을 했을 때, 나 자신에게 "잘했다, 정말 수고했다"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나는 교수님에게 마지막 과제 평가에서 GOAT (Greatest Of All Time)이라는 최고의 칭찬을 받았다.
부족했지만 정말 열심히 했던 시간이었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 졸업하는 날, 친구들과 부둥켜안고 울고 웃던 기억도 선명하다.
"우리가 드디어! 졸업이야!"
그렇게 나는 캐나다에서 Interactive Media Design을 졸업하고, 지금은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