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반찬이 모자를땐 말이야....

누구나 겪어야 할 일

by 마르치아





“할아버지, 이거 더 먹어도 돼?” 동그랑땡 하나를 남겨둔 채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접시 위엔 딱 한 조각뿐이었고, 그 한 조각이 그날따라 참 커 보였다. 할아버지는 국을 뜨던 손을 잠시 멈추고 내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씀하셨다. “그거, 많이 먹고 싶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내 안에서 자라는 욕심과 민망함이 작은 그릇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럴 땐 말이다, 경화야.” 할아버지는 말끝을 조금 늦추셨고, 그 늦춤이 꼭 반찬을 아끼는 마음처럼 느껴졌다. “‘누가 더 좋아할까’라는 마음으로 먼저 생각해보는 거란다. 먹고 싶다는 네 마음도 참 귀하지만, 나누고 싶은 마음은 더 귀하단다.” 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 동그랑땡을 손가락으로 반쯤 굴려보았다. “그럼 반으로 나눌까? 내가 이쪽 줄게.” 할아버지는 조용히 웃으며 내 손 위에 젓가락을 포개셨다. “그래, 그 한 조각이 너를 아주 크게 키우는구나.”




그날 이후로 나는 밥상에서 반찬이 모자라는 순간을 만나면, 먼저 눈치를 보기보다는 ‘이걸 누가 더 좋아할까’,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하는 마음을 먼저 꺼내보려 애썼다. 시간이 흘러 이제 나는 어른이 되었고, 가끔 누군가와 밥을 먹을 때면 또다시 그 ‘딱 한 조각’ 앞에 멈칫하는 나를 마주한다. 마음이 바쁘거나 허기가 클수록, 나는 그날의 동그랑땡을 떠올린다. 그때처럼 묻는다. 지금 내가 먹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나눠야 할까. 입보다 마음이 먼저 씹는 그 물음 앞에서, 나는 여전히 어린 경화이고 또 다 자란 어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금 모자란 밥상을 좋아한다. 너무 배부르지 않은 식사 속에서 사람의 크기가 보이기도 하고, 반찬 하나를 내밀 줄 아는 사람 앞에서 나는 꼭 그날의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혼자 밥을 먹다가도 반찬이 하나 남으면 괜히 아쉽다. 누가 함께 앉아 있었다면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그 작은 나눔 하나로 오늘 하루도 따뜻해졌을 텐데. 세상에 차려지는 밥상마다, 반찬은 하나쯤 모자라도 좋겠다. 그걸 나누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배부른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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