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왜 이책을 세권째나 쓰고 있을까

by 마르치아




우리는 세상을 밥상 위에서 배워왔다. 어른이 되어 세상에서 지칠 때마다 우리는 그 따뜻한 밥상으로 마음이 먼저 앉게 된다. 밥상은 누구에게나 돌아올 인간의 원형의 자리였다. 이 책은 다섯 살 경화와 외할아버지의 밥상에서 나누는 대화체 형식으로 벌써 세 번째 권이 발행되고 있다. 세상에서 점점 사라지는 가족이 모인 식탁과 누군가를 위해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이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중요한지 나는 책을 통해 독자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다.




때로는 인생의 파도가 너무 거세서 어디로든 숨고만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오래된 밥상머리 풍경을 떠올린다. 겨울밤 연탄불에 데운 국그릇의 온기, 외할아버지가 조용히 건네던 반찬, 서로의 하루를 듣고 말 없이 등을 도닥이던 시간들. 어릴 적 그 밥상 앞에서는 세상의 모든 근심이 잠시 멈추곤 했다. 이제는 모두가 분주해져 함께 둘러앉는 일이 점점 줄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돌아갈 수 있는 식탁이 있다. 그것이 내 삶의 버팀목이자, 언젠가 다시 꺼내보고 싶은 온기다.




밥상머리는 단지 가족의 식사 공간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작은 우주였다. 밥 한 그릇에 담긴 마음, 반찬을 나누며 쌓인 신뢰, 별말 없어도 고요히 흐르던 정서의 결. 나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자리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을 배웠다. 어른이 되어 돌아보면, 그 평범한 저녁들이야말로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음을 안다.




내가 이 책을 세 번째로 내놓으며 가장 바라는 것은, 독자들이 저마다의 밥상머리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금 따뜻해지는 순간을 갖는 것이다.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식탁, 그리고 그 위에 흐르는 시간의 깊이를 다시금 더해 독자들을 어릴적 가족들이 둘러 앉은 밥상으로 타임머신이라도 태워 보내고 싶다.


할아버지와 나는 고작 함께 한 세월이 5년이지만, 나는 그 어떤 인문 교양서보다 그 오년동안 할아버지께 배운 밥상위의 세상으로 여태 삶을 버티어 살고있다. 지난 두권을 쓰는동안 내 글을 읽고 행복해 하신다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 또한 모두 그때의 밥상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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