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행복을 기원하며
삶의 변화는 사고의 의식마저 다르게 만들었다.
때로는 깊고 넓게 또는 가볍고 얇게 그렇게 선을 넘나들며 사고의 깊이를 달리하게 했다.
생각하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머릿속
그날의 일상은 복잡하기도 단순하기도 했다.
혓바닥이 오그라들 만큼 떫은 감 맛이 느껴지는 우울한 날도
시큼한 씁쓸한 날도 또 한 페이지의 종이는 쉴 새 없이 넘어갔다.
누군가는 글로 그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게 편한 이가 있듯이 난 그림으로 나타내는 일상 기록이 편하게 다가왔다. 여러 잡다한 생각에 뒤엉킨 날은 왠지 모르게 거친 마음이 표현되었고 단조로운 그런 날은 그림마저 단조로운 느낌을 표현하고 있었다.
난 사고가 날 그 뒤로 거실 너머 비치는 건강한 사람들의 일상이 너무 부럽고 간절해 빨리 완쾌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다 몸 불편한 누군가가 지나가기라도 하면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그분의 건강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 더 무심하게 넘기지 못했다.
안락한 소파, 그곳은 나만의 자리가 아니다.
몸의 상실된 날개를 찾아주는 곳, 소파는 그런 곳이다.
나 그리고 당신의 회복과 기원을 비는 자리이고 행복을 바라는 자리다.
포근히 감싸는 위로는 보드랍고 따뜻하지만 강렬한 긍정의 에너지이기도 하며
지치고 상처받은 모두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난 오늘 하루도 모두에게 행복이 자리하는 날이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