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배웅하며 새 계절을 맞이하는 소리
세차게 퍼붓는다
무더운 여름을 떠나보내는 격한 인사처럼
굵은 빗방울이 땅을 두드려
깊은 웅덩이를 만든다
투두둑, 싸아아―
그 소리에 마음마저 젖어든다
도로를 가르는 자동차
튀어 오른 물방울은
누군가 건네는 시원한 위로
여름 내내 무너졌던 날들을
비는 알기라도 하듯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하나씩 씻어낸다
내리고 또 내리는 비
새 계절을 부르는 조용한 노래
그 노래에 귀 기울이며
나는 잠시 멈추어 서서
조용히, 바뀌어 가는
계절의 순간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