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으로 가는 길_ 5. 리더가 되고 나서
임원으로 승진하면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과 기쁨이 밀려옴과 동시에 불안감도 같이 찾아온다.
‘임원이 된 나에게 회사는 무슨 일을 맡길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일까?”
‘팀장급 일 때와는 달리 임원은 어떤 리더십을 보여야 하나?’
‘구성원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신규 임원들에게 기본적인 임원 교육 외에 ‘임원의 역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려 주거나 교육해 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 임원이 된 각자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임원이 되었을 때 실천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공유한다.
보이는 이미지를 확 바꾸자
임원은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인 경영자이며, 직원들의 선망의 대상이기에 보이는 이미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상 임원 승진한 사람들 중 다수가 이전 시절(팀장 시절)의 외모를 그대로 유지한다. 그렇다고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임원으로 승진하였다면 의도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확 바꾸어 보자. 체형은 바꿀 수 없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양복, 신발, 헤어스타일 등의 변화를 통해 달라진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임원이면 멋있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
언러닝(unlearning) : 지금까지 잘한 것들은 모두 잊자
나를 임원으로 만들어 준 나만의 성공 방식을 새로운 상황에도 똑같이 적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불확실한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방식을 포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새로운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적용하려 든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위치가 바뀌고 업무와 연관된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임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려면 지금까지의 나만의 경험, 노하우 및 역량을 과감하게 잊어버리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출발해 보자.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역할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 이는 부하들이 당신을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유연한 사고를 하는 상사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활발한 소통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본인의 역할을 빨리 정립하자 (특히 새로운 포지션을 맡을 경우)
임원으로 승진하면 대부분 새로운 포지션을 맡게 된다. 당신의 상사가 뛰어난 리더라면 신임 임원인 당신에게 명확하게 역할과 미션을 부여하겠지만 그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스스로 고민하고 상사와 커뮤니케이션하여 당신의 역할을 정립하고 실천해 가자.
‘임원으로 승진시켜 준 회사는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나?’
‘맡은 조직의 구성원들은 나에게 어떤 역할을 바라고 있나?
나는 임원으로서 두 번째로 맡은 조직의 장이 되었을 때 다음과 같이 부서장(사업부장)의 역할을 정립하였고,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실천하려 노력하였다.
내가 정립한 사업부장의 역할 (재무적 목표 달성 外)
• 우리의 의사결정은 사업부를 넘어선 회사 전체 차원에서 판단하고 정한다
•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우리의 계획대로 진행되게 한다 (품의/보고가 원활히 통과되게 한다)
• 우리가 하고 있는 일, 하였던 일이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받게 한다
• 우리가 한 일이 실패하더라도 노력에 대한 칭찬을 받을 수 있게 한다
• 우리의 구성원들(리더 포함)이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고 코칭한다 (사업부에서 내정한 승진 대상자는 최대한 승진시킨다)
중간자 포지션을 맡게 될 경우 많은 노력과 감각이 필요하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큰 조직일 경우 신규 임원은 ‘담당 임원 또는 그룹장’을 새롭게 맡게 되고, 부서장(사업부장/실장)과 팀장의 중간(2차 인사권자)에 위치하면서 몇 개의 팀을 관할한다.
나의 부서장(사업부장) 시절, 부서 내 2명의 임원(그룹장)이 있었고, 그중 한 명의 그룹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모니터링되었다.
·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그룹 구성원들에게 하고 다닌다
· 팀장이 있음에도 팀원들을 불러 업무 이야기를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 안정적이지 않는 상태를 자주 보여 구성원들이 커뮤니케이션하기 꺼려한다
때마침 인사평가 피드백 기간이어서 위 그룹장에 대한 인사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하였다. 지난 시즌 인사평가 결과를 알려준 후, 모니터링한 사항에 대하여 강하게 피드백하였다.
“당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면 빨리 찾던지! 역할이 없다면 그 자리에 있지 말던지!”
위와 같이 임원이 중간 포지션(그룹장)을 맡게 될 경우 부서장 또는 팀장과는 다른 역할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룹장은 상위의 리더(사업부장)와 하위의 리더(팀장) 사이에 걸려 있고, 부서의 최종 의사 결정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임원으로 승진하여 그룹장이 된다면 아래의 역할을 생각해 볼만하다.
· 중간 의사결정자로서 최종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 결재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사(부서장)와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한다
· 그룹 외의 조직과 관련된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부서와 사전 조율한다
· 팀원이 아닌 팀장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 (팀장의 역할 존중)
최근 MZ세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임원 승진 생각이 없다’는 답변이 약 55%로 절반이 넘게 나타났다. ‘책임에 대한 부담’과 ‘임원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여 답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상당기간 직장 생활을 할 예정이라면 굳이 임원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임원 되기가 쉽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의지가 있다면 미리 준비하고 실천해 간다면 가능성은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