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으로 가는 길_ # 에피소드
살아오면서 잘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 것이 3가지 있다. ‘노래, 수영, 댄스(아이돌)’
‘노래’는 고음불가이기에 일찍 접었고, ‘수영’은 게을러서 ‘버터플라이’ 구사가 가능한 아이들을 통해 대리 만족하였다.
TV 또는 온라인상으로 남자 아이돌의 영상을 보게 되면 몸치이지만 나도 어느 정도 흉내는 내보고 싶다는 의자가 컸다. 특히 ‘BIGBANG(빅뱅)’의 팬으로서 콘서트에 여러 번 갔을 때 현장에서 그들의 춤을 따라 해 보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었다.
회사에서 댄스동우회를 만들다
5년간의 일본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본사 부서장(임원)으로 복귀한 2010년대 후반, 본사 내 동우회를 만들었다. 15명으로 구성된 회사 최초의 ‘방송 댄스 동우회’.
당시 회사에서는 1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큰 행사(대회)가 있었다. 전국에 있는 직원들의 Talent를 뽐낼 수 있는 ‘Talent Festival’. 동우회 결성과 동시에 목표가 세워졌다. ‘대회 출전과 입상’.
대회 출전 준비를 시작하다
동우회를 결성한 그해 가을에 개최되는 대회 출전을 위하여 바로 준비를 시작하였다.
출전곡 선정 : BIGBANG(빅뱅) ‘뱅뱅뱅’
나의 입김이 작용하였지만, ‘뱅뱅뱅’이 상대적으로 구사하기 쉬운 편이고 群舞(군무)로도 적합하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연습
2주에 한번 퇴근 후 회사 인근 스튜디오에서 ‘전문 강사’로부터 레슨 / 레슨 없는 주는 1회 퇴근 후 회사 교육장에서 연습.
스튜디오에서 레슨 받는 동영상 캡처 (센터가 ‘나’)
댄스에 소질이 있는 동우회 멤버들이 있었으나 레슨 받는 초기에는 다들 어색하고 민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회수가 거듭될수록 갖추어져 가는 군무를 체험하면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고, 레슨 후 인근에서의 치맥은 경험하기 쉽지 않은 즐거움이 있었다. 더불어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선배로서의 긍지도.
대회날이 다가왔다
대회 장소는 지방 현장에 설치한 공연 무대.(아래 사진)
동우회 멤버들과 전날 도착하여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다음날에도 오후까지 거듭 연습. 대회가 시작되고 순서가 점점 다가온다.
연습한 군무를 무대에서 펼치다
약 15개 팀이 출전한 대회가 시작되었다. 우리 순서는 중후반부로 기억하는데 출전 직전 무대뒤에서 대기할 때의 긴장감이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 더욱이 동우회 멤버들의 강요로 내가 '센터'이었기에.
대회 공연 동영상 캡처 (센터가 ‘나’)
성공적으로 ‘뱅뱅뱅’ 공연을 마쳤다. 직장인이 경험하기 힘든 무대 공연을 했다는 뿌듯함이 멤버들 모두의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다.
우리 공연 때 관객들(임직원)이 보인 열광적인 반응에 따라 멤버들 모두 입상을 기대하였으나, 예상외로 입상에 실패하였다. 하지만 멤버들 모두 큰 보람과 추억을 간직하는 값진 경험을 하였다.
공연을 마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모여있는 임원석으로 복귀하였을 때 한 선배 임원이 나에게 이야기하였다. “춤이 반박 정도 늦던데?”
“아. 네.”라고 대답하면서 나는 혼잣말로 이야기하였다.
‘흥. 지는 아이돌 댄스 출 생각도 못하고, 무대에 나갈 용기도 없으면서!’
다음 연도에는 초반 여러 곡을 연습하다가 결국에는 ‘빅뱅’의 ‘FANTASTIC BABY’로 공연하여 2위에 입상하였다. 2020년 팬데믹으로 동우회가 계속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 댄스 동우회’의 추억은 30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손꼽히는 자랑거리이다.
BIGBANG(빅뱅)과 같은 공간에서 ‘뱅뱅뱅’ 춤을 추다
빅뱅 콘서트에는 일본(주재원 시절)과 한국에서 5번 정도 갔었다.(권지용 단독 콘서트 별도)
직관한 빅뱅 콘서트 직캠 캡처 (고척스카이돔)
‘뱅뱅뱅’ 댄스를 배우고 난 이후, 2017년 12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빅뱅 콘서트(2017 CONCERT LAST DANCE IN SEOUL)가 있었다. 가족과 함께 관람을 간 나는, 콘서트 중반쯤 ‘뱅뱅뱅’의 전주(前奏)가 시작되었을 때 옆에 앉은 집사람에게 조금 떨어져 있으라고 하였다. 들고 있던 ‘뱅봉’도 잠시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빅뱅이 라이브로 불러 주는 노래와 반주에 맞추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뱅뱅뱅’ 춤을 추었다. 그 희열은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지금도 위의 2곡은 조금만 연습하면 멋있게 구사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