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리가 사랑했던 계절

by 김현아

매미의 바통터치를 받은 귀뚜라미는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태양의 눈초리를 한 몸에 받은 나뭇잎들은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해 형형 색깔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어둠을 덜어주고자 긴 시간을 서 있었던 해의 길이는 그만 다리에서 쥐가 나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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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열정적이고 고집이 세며 감정 기복이 심한 여름과는 달리 가을은 잔잔하고 차분하며 한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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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빨간색, 주황색 립스틱으로 자신을 치장한다. 자기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 마냥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홀린다. 끝으로 선선한 바람까지 입으로 후 불어오니 넘어가지 않고 배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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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참 좋아하는 계절이다. 1년 중 딱 중간의 계절. 잘 살아왔나. 앞으로 더 채워야 할 건 무엇일까. 유독 짧게 느껴지는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마음껏, 양껏 가득 가을을 누리자. 그리고 그가 가려고 할 때 미련 없이 떠나보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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