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전이자 가족의 보금잘, 그리고 내 인생 전재산인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유치원을 다닐 때였던 것 같아요
개인사지만 저녁 식사 중에 엄마가 전화를 받으셨고
엄마의 우는 모습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충격적이었는지 아직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나중에 커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모할머니께서 부동산으로 사기를 쳤고
그로 인한 통화였어요
당시 어린 저에게 충격적이었는지
절대 부동산은 하면 안되겠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엄마 뿐만 아니라 이모, 외할머니도 당하셨었거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편에게 “우리집은 부동산 하면 안 되는 집안이야” 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하고 엄마가 투자로
부동산을 매수하셨다는 말에
또 당하면 어쩌려 그러냐며 노발대발 하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더라구요
부동산. 집은 제가 안 보고 관심을 안갖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요..
입사를 하고 본가에서 출근이 어려워
처음 지낸 곳은 고시원이었습니다
한 두달 정도 거주하며 살 곳을 알아보았고
월세방을 구했었어요
지금의 남편인 당시의 남자친구는
대출을 받아 전세를 얻으라고 권유했었어요
하지만 빚은 왜인지 사회초년생에게
무섭고 두렵기만 했죠
남자친구는 이자 꼬박꼬박 내면
대출 가지고 있다가 갚는게 신용이 더 올라간다며,
이자가 월세보다 싸다며, 저를 설득했고
생에 처음으로 신용대출이라는 것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와 결혼을 하며 처음 얻은 집은
근처 3룸 빌라 전세였습니다
그 중 아이가 생겼어요
노후가 심한 이 빌라에서 살기도 싫었고
제 직장 근처였던 터라 육아휴직을 하며
남편의 직장 근처로 이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저는 신촌에, 남편은 인천에 직장이 있었거든요
신생아와 지내게 될 집이기에 신축이었으면 했어요
다만 생각하다보니 혹시 모를 청약을 위해
최대한 인천에 가까운 서울을 알아보게 되었구요
인천 급행도 정차하는 개봉역을 알아보기로 하고
만삭의 몸을 이끌고 6월 초 집을 보러 다닙니다
열심히 번다고 벌었는데 빌라 전세도
대출은 필수더라구요
혹시 모를 마음에 눈에 보이는 부동산에 들어가
아파트 시세를 파악했어요
근처 입주 모집중이던 ‘민간임대주택’ 상담도 받았구요
입주일자가 딱 맞았었거든요
(하지만 공공임대라면서 보증금도 그리 저렴하지도 않고
월세도 나가니 전혀 메리트가 없더라구요)
그러고 다음주 주말이 되어 다시 다녀온 곳들을 정리하며
고민중이었어요 아 물론 임장을 또 갔구요
하.지.만
6.17 (수요일) 대책이 발표..
6.20 (토요일)은 3일 후라 그런지 저번주 주말과 달리
그새 매물이……… 정말 싸그리 다 빠졌더라구요
이런 주도적인 큰 이사가 처음인 저희는 바보같이
집도 안 구해진 상태에서 이사 날짜를 잡았고
(아 지금 생각해도 아찔…)
만삭의 호르몬으로 인한 예민보스와 짜증으로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도래합니다
몇 주간 손품을 팔고 임장을 가고..
그러다가 남편이 툭 얘기합니다
“빌라 전세도 들어가며 어차피 대출 받아야하면
그냥 아파트를 사버리는게 어떨까?”
부동산의 ㅂ자도 하지말아야지 생각했던 저였지만
이번 이사는 너무나 스트레스였기에
아이를 데리고 2년마다 이사할 생각을 하니 너무 싫더라구요!
그래서 외칩니다 “오?그래!”
이사 날짜로 조급한 저는 출산 2주 전 휴직을 하고
엄마와 함께 집을 보기로 합니다
오전에 3집을 보고 대기하다가 퇴근한 남편을 만나 또 2집
갑작스러운 부동산 대책에
더 고를 매물도
더 고를 시간도 없었고
엄마와 남편과 집을 본 그 날 계약을 합니다
엄마의 아줌마 힘을 빌려 ㅋㅋㅋ
500만원이라도 깎아보려고 했는데
매도인이 “이럴 줄 알고 싸게 안 내놓는다고 했잖아요”라며
중개인에게 언성을 높이는 바람에 실패했어요ㅠㅎㅎ
올수리를 해야하는 집이었는데
조금도 안해주시더라구요 ㅠ 당시 시세로는 안 쌌는데..
큰 돈과 대출, 앞으로 우리의 시간이 함께할 곳인데
이렇게 하루만에 결정해도 되는건가 고민하며
6/20일 집을 보고 당일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삿짐은 이삿짐센터에 보관하고
약 2주간의 인테리어를 했어요
(정말 옛날 집 그대로 사셨..)
그동안 작고 귀여운 아가는 태어났고
저는 겸사겸사 조리원, 친정, 시댁에서,
남편은 직장 근처 호텔에서 며칠 묵었어요
드디어 8월 말
저희 세 식구는 첫 보금자리에서
함께 시작하게 되었어요
벌써 1년 전 이야기네요
아기는 무럭무럭 커서 얼마 전 돌을 맞이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 것 같아요
너무 제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한 것 같네요
그래서 저희 집은
1. 위치
-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역세권 (아빠 지하철 출퇴근)을 가장 먼저 봤고
가능하면 대단지, 어린이집 이런걸 다 보고 싶었으나
매물이 진짜 없었어요ㅠㅠㅠㅠㅠ
결국 역과 가까운 것
이사시기가 맞는 것
만 보고 결정을 했습니다
(이삿짐을 진작부터 맡길 생각이었다면
좀 더 알아봐도 되지 않았을까 나중에야 든 생각이..)
2. 최근시세
- 6월 계약시 3억5천 / 8월 잔금시 3억 8천 / 최근 5억
주변 아파트나 길건너 오류2동
뭐 이런 곳과는 한참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해요.
3. 주변 장점
- 오류동역 : 도보7분
- 부천 홈플러스, 부천 스타필드, 고척 2001 : 자차 10~15분
- 고척 시장 : 도보 20분?
- 오류동역에 공원! (간단 산책 아주 좋음)
- 부천 홈플 문화센터 아주 애용중입니다 ㅠㅠ!
- 바로 옆이 오류 IC, 남부순환로 나가는 길이라
차 이동도 좋아요 (초보운전이라 도로 잘 모르겠지만..)
- 시흥, 강화, 인천이 멀지 않아
애기가 넘나 안 잘 때 드라이브 가기 좋아요ㅠ
- 복직해도 신촌이 안 막히면
자차 30분 이내! 지하철도 30분!
4. 주변 단점
- 학군 부족.. 주변에 세종과고가 있는 것 외에는 초등학교도 길건너라 아쉽..
- 주변에 도보 가능한 큰 마트가 없음
좀 더 고민할수는 없었을까
좀 더 나은 집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아기를 데리고 이사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아 나중에 알고보니 와봤던 빌라가
집 건너편이더라구요 큰일날뻔…)
아이를 위해 이제 터를 잡고 살아갈 지역을
고민하고 선정해야 하는게 이제 저희의 숙제입니다
흔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이제 피해자(?)라는 핑계로
눈 감고 귀 닫고 있던 알에서 이제 나와서
더 공부하고 알아서 아이와 함께 할
소중한 시간을 보낼 더 나은 보금자리를 찾아보려 합니다
긴 긴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글보기 https://cafe.daum.net/mmnix/EvhG/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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