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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봉 Sep 12. 2024

9화. 골골골! 골이에요!!!

이 모든 골이 우리 집에서 다 터졌어요!!!


*1~8화와 이어집니다.

*모든 에피소드는 

놀랍게도 실화임을 알려드립니다. 


아덜씨는 신혼이 끝남과 동시에 

회사 업무 수행봇이 되었고,

연년생 육아는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업고, 이고, 지고, 둘러메고, 얼싸안고,

주체와 객체가 분열되고, 

울고, 싸우고, 쥐어뜯고...

하지만, 정신 줄 만큼은 결코 놓아선 안된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버티니

나의 블랙홀이었던 세상도 시간이 흘러

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을 마주하게 되었다. 


결혼 햇수 14년 차. 


1. 아덜의 변화.

오수가 정수되고, 

아리수로 되는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도 

묵묵히 삽으로 한 우물만 파던 아덜씨는 

줄곧 회사에 매달려 야근을 반복했고, 

오직 일에만 몰두했다.

때로는 야근의 어원이 야간근무인지, 

야식 근무인지 헷갈릴 정도로 

굉장한 배 둘레. 

숱한 저작운동을 짐작하게 하는 

사각 턱 근육으로 진화하긴 했지만,

아무튼 결국 팀장이라는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위, 아래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 

팀장의 자리는 만만치 않았다. 

새로운 직책에 걸맞게 아덜씨의 애티튜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렇게 그동안 콧방귀 뀌기만 했던 

골프에 입문을 한 그는, 

얼마 못 가 

‘재미로 치는 줄 아냐, 먹고살기 위해 친다’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시전 하더니,

시도 때도 없이 둔탁한 상반신을 

45도 각도로 휘두르며

볼썽사나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골친자'가 되었다. 

(=골프에 미친 者(자))



2. 아덜주니어 1의 변화.

질풍노도의 시기. 정체감 및 역할의 혼란. 

초 단위로 바뀌는 희로애락을 선사하며 

사춘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단계로 진입하였고, 

극도의 예민 보스 꿈나무로서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조선시대로 돌아가

 ‘사춘기’ 시제로 과거를 본다면 

장원급제 정도는 

따 놓은 당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언행을 뽐내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일에 냉소적이고, 

거침없이 분노를 발산하며

수시로 '골을 내는 자'가 되었다. 

(=성질머리 내는 者(자))

(제2막의 주인공은 

사춘기에 접어든 주니어 1이므로 

이후 에피소드를 위해 

지금 많은 설명은 생략한다.)

<어머니께 올리는 '사춘기' 시문>


3. 아덜 주니어 2의 변화

먹방 100만 유튜버를 꿈꾸며 

최고의 먹조합을 위해 

혼자만의 사색과 연구를 즐기던 그녀였다. 

하지만 방 너머 풍기는 달콤한 내음에

이웃 동네 초파리까지 

문안 인사를 올리는 지경이 되었고,

초파리의 고된 날갯짓에 눈물짓던 그녀는 

세상 밖으로 나가길 결심했다. 


재능기부를 넘어 세상의 평화

삭막해 가는 인류애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마침내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로 거듭났다. 

학교와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그간 모은 

비타민 캔디와 캐러멜, 젤리를 건네며, 

그들의 당 충전에 힘썼고, 

공부에 지칠세라 

항시 격려를 잊지 않았다. 

또 본인의 메마른 시험지에는 

무수히 많은 비를 내려 

혹여나 비에 젖은 시험지 탓에 

외롭거나 두려워하는 친구가 없게끔

언제나 묵묵히 그들의 뒤에서 

후한 인심을 내어 주었다. 

한마디로, 

'골 때리는 자'가 되었다.

(=두통을 불러일으키는 者(자))


4. '나'의 변화

디아덜스가 지루할 틈이 없는 

스펙터클한 매일을 선물하는 덕에

늙었고, 흰머리가 늘었고, 

정수리는 휑해졌고, 주름이 깊어졌다. 

언제 어디서나 사건이 끊이지 않는 풍족함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디아덜스로부터 

'이골이 난 자'가 되었다. 

(=내가 너고, 네가 나인 경지에 이른 者(자))


* 앞으로 무궁무진한 본격 에피소드로 찾아옵니다. 

* 모든 그림은 '골 때리는 자'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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