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림'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생각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당혹스러움이었다.
전에는 그냥 웃고 넘겼던 친구들과 가족의 말들이, 요즘은 이상하게 거슬렸다.
"에이~ 그걸 내가 어떻게 해."
"그거 말고 쉬운 길 없나?"
"요즘은 그냥 인스타 보는 게 제일 좋지."
이런 말들이 내 안에 묘하게 울렸다.
짜증이라는 감정이 이유 없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런 말들은 예전에도 자주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런 말에 적대감이 들었다.
나 스스로도 놀랐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불과 3주 전엔 괜찮았는데…’
달라진 루틴이 나를 바꾼 걸까?
나는 어느새 성장만을 추구하고
안주에는 가치를 두지않는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더 이상한 건,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말은 거슬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감정은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만 올라왔다.
이 감정은 결국,
기대에서 온 실망감이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의 관심사와 삶의 속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함께 나아가고 싶은 마음과 점점 멀어지는 현실 사이의 모순.
그 간극이 ‘거슬림’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왔다.
그 모순 앞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그들을 바꿀 수 있을까?’
‘아니, 그들을 바꿀 자격이 있을까?’
‘그렇다면 다시, 그들처럼 살아야 할까?’
오래 고민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나는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였다.
기대를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다짐했다.
말로 설득하지 말자.
모습으로 증명하자.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그들이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게 만드는 방향이 되자.
"나도 너처럼하고 싶어." 그 한마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자.
나는 그들의 별이 되고 싶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며,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는 존재.
누군가를 반짝이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릴 적, 내가 동경의 대상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살고 싶다" 다짐했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전환점이 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자신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길 바란다.
그게 내가 지금, 이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