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장과 사람들

반복과 체력

by 연패맨
다시 일상으로


시합이 끝나고 약 2주가 흘렀다. 다시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복싱장에서 일을 하고 운동을 한다. 바뀐 것이 있다면 내가 시합을 참가했었고 패배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몸이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사실 아직 스트레이트를 치면 오른쪽 팔꿈치 부근의 근육에서 여전히 통증이 느껴진다). 몸의 회복은 물론 정신의 회복도 필요했다. 시합을 준비하면서 평소보다 힘들게 운동했던 만큼(솔직히 나의 운동은 많이 부족했다. 남들이 주 5일 이상 복싱을 할 때 나는 주 3일 정도만 복싱을 했었다.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스파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고 운동을 다시 빡시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쉽게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복싱장으로 향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실기시험의 준비는 물론 운동습관 때문이었다. 복싱장에서 나는 함께 시합에 나갔던 회원님들의 모습을 봤다. 그들은 열심히 줄넘기를 하고 미트를 치고 있었다. 시합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운동을 한다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내 눈에는 멋있어 보였다. 물론 나 또한 다시 운동을 하러 가긴 했지만,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여전히 어떤 열정 꼈기 때문이다.

또다시 록키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인생은 얼마나 세게 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맞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다.

출처 : snsenglish



반복을 통한 체화. 그리고 체력

나는 시합에서 졌지만, 이기든 지든 시합에 한번 나가본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패배에 대한 상실감이나 자신감, 자존감에 상처 같은 것은 없었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조금만 더 체력이 따라줬으면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하지만 내가 느껴본바 시합에서 느껴지는 그 '조금'은 결코 조금이 아니었다. 그 작은 차이가 링위에서 보여지기 위해는 수많은 반복과 고통의 시간이 필요함을 몸소 깨달았다. 정말 반복이다. 몸에서 순간적이고 반사적으로 동작이 나오기 위해서는 머슬 메모리(muscle memory)가 필요하다. 근육이, 몸이 동작을 체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반복 숙달이 필요하며 또 그것이 실전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해줄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스탭이 좋아도 체력이 안되면 그것을 써먹을 수가 없 때문이다. 주먹이 올라가지도 않고 스탭도 겨우겨우 걷게 된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아니라면, 마지막까지 체력이 남아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승리할 확률이 훨씬 높다.

그리고 실전 같은 스파링의 중요함도 깨달았다. 특히 스파링을 하면서 강하게 맞아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같이 맞았을 때의 대미지에 익숙해져야지 시합에서 강하게 맞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연습한 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몸이 고통에 적응되어야 한다.

출처 : 문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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