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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Sep 03. 2022

나는 차마 복싱이 재밌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고통스러운 복싱

2주 남은 시합

 예정돼있던 시합이 한  미뤄지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났다. 더 많은 연습과 더 많은 스파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잘 된 일이었다. 스파링을 하면 가끔 영상을 찍어놓는데, 근래 들어 스파링을 하면서 내가 봤던 중 가장 바른 자세로 스파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턱당기고, 양 팔꿈치가 크게 벌어지지 않고, 가드를 잘 올리고 있었다. 물론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으나 몇 개월 전 어설프게 스파링을 하던 내 모습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느 누가 말했듯, 연습한 기량의 딱 반 정도가 시합에서 나온했던가.. 나는 딱 지금처럼만 시합에서 뛸 수 있다면 만족한다. 당연히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이지만, 혹여나 지더라도 연습한 대로 바른 자세로 스탭을 뛰고, 깔끔하게 공격을 먹이고, 상대의 주먹으로부터 견고한 가드를 세워 큰 정타 없이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면 나는 내 목적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다. 성장했기 때문이다. 복싱은(그리고 인생은) 얼마나 세게 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맞아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느냐에 있다는 록키 발보아의 대사처럼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기든 지든 성장했다고 정신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눈에 보이는 성장을 통해 더 나은 복싱을 만들어 가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드는 생각들

 요즘 복싱을 (본인 기준에서) 쎄가 빠지게 하면서 드는 생각이, 첫째로 '와.. 진짜 너무 하기 싫다'랑 기량이 느는 것이 눈으로 보이니 '더 잘하고 싶다'이다. 정말 더럽게 하기 싫다. 하지만 더 잘하고 싶다. 욕심이 생긴다. 조금 더, 조금만 더.. 강해지는(리스크를 감당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단련하는) 내 모습을 보니  더 강해지고 싶다. 시합을 준비하고, 스파링을 하고, 시합을 뛰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기에. 마치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고통 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내 모습이 대견하다고 느진다.

 또 동시에 체중조절로 인해 말라가는 내 모습을 보니 시합을 끝낸 뒤 빨리 살을 찌우고 싶다. 그래서 다음 시합에 나간다면 -80kg로 나가고 싶다. . 이길 때까지 나갈 거다. 저번은 그냥 경험 삼아 나가는 거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긴다는 목적이 있다. 내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주변에서 도움이 되어주고  응원해준 이들 위해서라도 이길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합에서 어떤 상대와 붙느냐가 관건이긴 하다. 서로 비슷한 실력이라면 그간에 쌓아왔던 노력과 약간의 운이 작용하겠지만, 나보다 실력이 월등히 낮거나 또는 월등히 높은 상대는 대진운이 가장 크게 작용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황하지 않고 '연습한 대로 시합에서 움직일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스파이더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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