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탁!
아침이면 내가 한창 자야 할 시간인데, 매일 같은 소리에 깬다.
하지만 나는 일어나지 않는다. 너무 피곤하니까. 어제 저녁 운동을 한바탕 했더니 더 피곤하다.
어젠 층간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잤다.
얼마나 뛰어다니던지, 하마터면 올라가서 한판 할 뻔했다.
하—암. 조금만 더 자야겠다.
따뜻한 햇살에 몸이 슬슬 데워진다.
목이 마르니 물을 마셔야겠다.
몸을 일으켜 벽에 맺힌 물방울을 핥아 먹는다. 꿀맛이다.
겨울이다. 공기는 서늘함을 안고 있지만,
오전에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내 보금자리는 점점 따뜻해진다.
아침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던 그 소리 덕에 나의 집은 언제나 촉촉하다.
요즘 몸이 간질간질해서 열심히 껍질을 벗겨냈다.
개운하다. 사람들은 그걸 ‘탈피’라고 부른다.
벗어둔 껍데기를, 아침에 분무기 물을 뿌리던 꼬맹이가 신기하다며 가져갔다.
지저분한 걸 왜 가져가는 거지? 부끄럽게시리.
인간들은 참 특이해.
어쨌든, 내 적갈색 무늬의 피부는 더 멋져지고,
내 꼬리는 튼튼하게 굵어진다.
내 눈은 촉촉하고 크고 멋지다.
오늘도 나는 멋지다.
아, 내 소개가 늦었네.
나는 코코야. 뉴칼레도니아 출신.
오스트레일리아 동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지.
내 종족들은 습한 열대숲과 아열대 숲에서 산다.
아… 사실 나는 펫샵에서 태어난 것 같고, 인간들 덕—또는 탓—에 여기서 살고 있다.
크림색과 버터 옐로색이 섞인 옆집 여자애는 약간 통통하다.
때때로 스쳐 지나가며 “안녕”이라고 인사하는데,
그러고는 후다닥 도망간다.
잘생긴 나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는 걸까.
여자들이란.
내 하루 대부분은 한가롭게 뒹굴거리는 거다.
벽도 타고, 가끔은 징검다리도 건너고,
덩굴식물도 타고 오른다.
밑에 깔아둔 바닥 카펫 아래 숨어들어가 잠들기도 한다.
식사 시간이 되면 꼬맹이는 내 코에 먹을 걸 묻혀
내가 혀로 핥아 먹게 한다.
가끔 콧구멍에 들어가면 곤욕이다.
내가 먹는 속도보다 성질 급한 꼬맹이 덕에
소화시키느라 혼이 난 적도 있다.
짜증이 나서 얼굴을 휙 돌리며 피하다가
오히려 잘생긴 내 얼굴에 다 묻어버린 적도 있다.
좀 잘해보라구!
꼬맹이의 엄마는 가끔 나에게 먹이를 대신 줘서 한결 낫다.
내 먹는 속도에 맞춰서 주니까 편하다.
“코코는 엄마를 좋아하나 봐.
내가 먹일 때는 사방에 튀기는데.”
잘 먹었다고 그녀는 내 머리를 가끔 쓰다듬어준다.
싫지 않다.
그렇다고 내가 인간을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인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귀찮고, 시끄럽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다.
분명 이 집 꼬맹이들이, 나랑 옆집 여자애를 키우고 싶다고 했을 테고
잘 키우겠다고 약속했겠지.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 밥 주는 것도, 집 청소하는 것도
까먹거나 제대로 안 한다.
그러고는 자기들이 ‘주인’이라고 한다.
거짓말쟁이들.
그래도 나에겐 작전이 하나 있다.
언젠가 여길 탈출하는 것.
이곳을 벗어나…
나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