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이름에 생명을 불어넣다 / Cinnamon Tree
[계수나무색]
옅은 갈색에 붉은색이 더해진 나무껍질색
빨강 계열
강가, 냇가 등 물이 흐르는 둔덕에서 많이 자란다
[에피소드]
아이들이 아기였을 때, 나는 많은 노래를 불렀다.
놀아줄 때, 즐거워할 때, 밥 먹일 때, 목욕할 때, 잠재울 때
특히 잠을 재우려고 품에 안고 등을 토닥토닥이며 좁은 집안을 왔다 갔다 살랑살랑 돌아다닐 때 노래를 많이 불렀다. 조용하면서 약간은 구슬프거나 차분한 동요로. 내 입에서, 내 목에서 나오는 노래는 아기를 위한 것이었지만, 일면 나를 위로하는 것이기도 했다. 반복되는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 내 귓가에 내가 불어넣는 편안함의 느낌.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느끼게 해주는 노동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부른 노래가 반달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2절도 있지만 그렇게 1절만 줄곧 불렀다. 가만가만히 다독이는 목소리로, 등은 손으로 토닥이고, 마음은 노래로 다독이면서 아기를 잠 속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때의 나는 나름 절박했다. 아이가 자야, 내가 누워 쉴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장 부르기 쉽고 가장 좋아하는 반달을 그렇게도 많이 불렀다. 아마도 아이가 하얀 쪽배를 타고 잠의 세계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은하수를 보며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계수나무 한 그루와 한 마리의 토끼와 함께. 그렇게 한없이 집안을 서성이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잠이 들고, 나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집 안이 한껏 고요해졌다. 잠든 아이를 이불 위에 조심조심 눕히고, 이불을 꼭꼭 덮어주고, 이마에 뽀뽀를 살짝 해주고 그 날의 마지막 할 일인 베란다에 빨래를 널기 위해 방문을 닫고 나오면, 집안이 그렇게 어둡고 조용했었다. 아마도 나는 온 집안을 다 재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만의 색]
계수나무는 물가 둔덕에 많이 사는, 초록초록한 이파리를 뽐내는 청량하고 싱싱한 나무이지만, 나에게는 밤하늘 위를 떠 가는 구름 같은 쪽배에 토끼와 함께 서쪽으로 흘러가는 나무이다. 그래서 계수나무색은 나에게 밤하늘을 흘러가는 색이다.
출처 : 색이름 (오이뮤, 20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