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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나 봅니다_ 지젤

Ballet! 푸른 빛과 하얀 색의 향연!

by w t skywalker

지젤!


꿈에 그리던 지젤!

그토록 보고 싶던 지젤!

어디선가 되돌아볼 것만 같은 지젤!


그 지젤이 이곳 강릉에 떴다.

야호, 꼭 보러 가야지!

순백의 하얀색 로맨틱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

천사가 따로 없다.

(나에게 더 이상의 찬사는 필요 없다. 천사이기에

()란히 빛나므로 찬사 오히려 내게 짐이 되니

()양한다.지젤이니까!)


여러분은 발레리나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미모의 여인, 갸날픈 팔뚝 선과 다리 선, 잘록한 허리, 아름다운 발레복 튀튀, 수고와 고난의 상징인 토 슈즈(원래는 포인트 슈즈라고 합니다), 토 슈즈 와 이어지며 휘어질 것 같은 다리선을 애써 감싸주는 흰색의 스타킹! 어느 것 하나 놓칠 수가 없네요. 찬란히 빛나니까.




그대는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

나는요? 비가 오면 추억 속에 잠겨요.


(Skywalker 번안곡)

그대는, 발레를 무척 좋아 하나요?

나는요? 발레 오면 발레리나 품에 안겨요.

아니, 그러고 싶어요.



지젤 시놉시스는 다들 잘 알고 계시죠? 어~어, 모르신다고요. 이럼, 앙 되는데요. 제 글의 애독자시라면 그 수준이 상당할 텐데요. 제가 잘 못 안건가요? 그러면, 앙 돼요. 하여간, 이제는 시간이 없으니 속성 과외로다가 발레 수준을 잠깐만 조금만 약간만 한 눈금만 함께 높여봅시다. 여기에 필설로 구구절절히 구질구질하게 적고 쓰기에는 넘사스러우니까요. 문명의 이기인 팜플릿 사진으로 대체하고자 합니다.

다들 읽어보셨죠!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그래야 지젤 발레를 이해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지젤은 아래와 같습니다.

1막의 여성무용수들은 독일의 여성 전통의상 ‘던들’ 형태의 로맨틱 튀튀를 입고, 남성무용수들은 독일의 남성 전통의상 '레이더 호젠'을 입고 있네요.

2막에서는 지젤이 윌리가 되어 순백의 아름다운 로맨틱 튀튀를 입고 등장한답니다.


♤ [로맨틱 튀튀]

로맨틱 튀튀는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종 형태의 튀튀로써 접시모양으로 펼쳐지는 클래식 튀튀와 달리 무용수의 움직임의 따라 치마의 모양이 변화하기 때문에 더욱 화려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요.

또, 치맛자락을 손으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클래식 튀튀보다 여성스러움을 한 껏 드러낼 수 있어 더 자연스러운 표현과 연출도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튀튀인가요? 발레를 보는 동안 여성스러움이 물방울처럼 여기저기 툭툭, 방울방울 사랑스럽게도 튄답니다.

물방울이 만드는 crystal clear의 아름다운 왕관 크라운처럼요! 보기 좋습니다. 끝내줘요!




아름다운 순백의 튀튀를 입은 윌리들의 군무는 〈지젤〉이 왜 170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숭고하고 몽환적인 세계에 도달하며, 관객들에게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푸른 조명 아래에서 순백의 튀튀를 입은 윌리가 보여주는 군무는 관객들의 마음에 애잔함과 처연함 그리고 황홀함을 동시에 안겨주곤 합니.


영기자의 현장 취재기 유니버설발레단〈지젤〉

(서울문화재단 2016.7.28)에서 일부 아니 상당 부분을 발췌했으며, 이는 오로지 독자분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고육책임을 감안해 주세요.

아시죠? 제 맘. 제 지식이 일천하니까요.




그럼 본격적으로, 국립발레단이 강릉에서 이틀간 공연하는 진짜 지젤을 만나러 가 볼까요.

기대 충만합니다.

흥분 충일합니다.

가슴도 콩닥콩닥합니다.

발은 동동거립니다.

이때 쯤이면, 쓱 무심히 나타나는 손님이 항상 있죠. 잉!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개운한 상태로 감상해야겠죠.




캬~악!

지젤이다.

라고 소리치기 전,

1막이 오르기 전에 백 뮤직으로다가 분위기를 잔뜩 잡는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막이 오르고 음악이 흐르면, 난 지젤을 떠올려요. 언제까지나 영원히!


오늘 공연되는 발레 지젤은 지젤에 박슬기, 알브레히트에 허서명이 주역으로 캐스팅되었습니다.


로맨틱 튀튀를 잡고 빙빙도는 발레리나들의 군무와

남성 발레리노들의 협응능력이 돋보이는 무대로 인해 무대는 점차 화려해지고, 열기는 더해가기만 한다.(가곡의 밤에서 배운 이태리어 'a'와 'o'는 기억하고 계시죠. 까먹으면 앙 돼. 호두까기가 아니당께. 여긴 지젤이니께)


발레리노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사랑하는 지젤 집의 현관문 앞에서 노크하자 효과음과 연동된 듯 노크 소리와 딱 들어맞는다.


지젤 엄마는 지젤의 건강을 염려하여 지젤이 축제에서 춤추는 것을 반대하나, 지젤의 춤에 대한 사랑은 결코 막을 수 없다. 전형적인 모녀관계이다.

자녀는 거부를 무기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고, 부모는 보호를 방패로 부모의 사랑을 증명하려는 애쓰는 애증의 관계 말이다.


지젤은 알브레히트가 약혼녀가 있음을 알게 되고, 알브레히트의 본심마저 알게 된 지젤은 배신감에 치를 떤다. 이윽고 지젤은 결국 미치광이처럼 산발한 채 사랑을 잃은 처녀의 아픔을 가슴에 간직하고서 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호두까기인형(국립발레단 작년 공연작)은 까먹고, 지젤은 젤리처럼 빨아먹어야 제 맛이다.

호두까기인형의 딱딱함은 토슈즈의 둔탁한 소리와 함께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어지는데 반해, 지젤의 부드러움은 허공에서 무대에 사뿐히 내려앉는 무용수의 깔끔한 발동작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앙증맞은 둔부가 두드러져 보이고, 튼실한 허벅지와 감추고 싶은 데 도저히 감출 수 없는 낭심으로 대변되는 발레리노 알브레히트의 발레동작은 그야말로 파워풀하기만 하다.

담쟁이처럼 머리에 바짝 붙은 깻잎머리를 양 갈래로 하고서 무대를 휘어잡고 누비는 발레리노의 우아함이라니. 내 생애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내년에도 송년 특집으로 꼭 만나보러 가야지. 암요. 해마다 한 번씩 발레는 이제 필수 전공과목이죠.


지젤의 죽음과 함께

아쉽게도 관객의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제1막이 무심하게 내려가기만 한다.


1막이 벌써 눈 깜짝할 새 끝났다.

2막은 내일 연재하도록 하자.

1막의 여운을 길이 길게 간직하고 싶다.

마음 속에 깊이 깊이 더 깊이.

그러니, 더 쓰라고 하지 말아 달라.

맘껏 즐기고 나서, 남은 힘이 있어야 내일도 연재할 수 있을 것이니. 궁금해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곧 나온다. 따끈따끈하게!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살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시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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