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박이의 첫사랑은 아이스크림 아닐까?
혀에 감기는 그 달콤함을 무엇에 비교하겠는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황홀한 단맛과 몸서리치게 하는 차가움이
악마 같이 혀를 자극하는데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울다가도 울음을 뚝 그치는
마법이 이 나이 때는 아이스크림이다.
입 주변과 상의는 온통 아이스크림으로
뒤범벅이 되는 것이다.
아이가 그걸 어찌 알겠는가?
맛있으면 그만이지…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없었다.
‘아이스께끼’라는 악마(?)만 있었다.
나중에 커서 알았지만 그것은 일본식 표기였다.
그러나 그때는 그게 무슨 대수였겠는가?
엄마가 칭찬으로 하나 사주면
일주일이 행복한 시절이었는데…
입에 들어오면 그 짜릿함은 어떻게 피할 수가 없었다.
옷에 다 흘리면서 핥아 먹는 그 맛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살 때에는
팥으로 만든 바 타입의 아이스크림을 부러 산다.
그 때의 향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당시에 먹었던 ‘팥 아이스께끼’는
깨물어 먹지 않고 빨아먹는 습관이 있다.
어른이 보기 싫게 그렇게 먹느냐고
핀잔을 받아도 그 아이스크림은 끝까지 빨아먹는다.
그래야 제 맛이 난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그런 추억 때문인지
유독 아이스크림만은 내 정량을 넘게 먹는다.
식사 양은 작아서 보통 성인의 3/5 정도 밖에
먹지 못하는 데
아이스크림은 그 누구보다 많이 먹는다.
어린시절의 추억 때문인 것 같다.
머리로는 살찌고 건강에 안 좋아서
먹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혀는 이미 한 스푼의 아이스크림을 물고 있다.
어른인 내가 그런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성인이 되어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롯데제과 담당을 했는데
당시 ‘스크류바’ ‘죠스바’ ‘아맛나’ ‘월드콘’ 등의 광고를 만들었다.
시 제품 등을 먹으면서
어린시절이 떠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