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어느 시점인 진 모르겠는데, 꽤나 최근 이상형이 자연스럽게 바뀌어 있었다.
기억이란 게 닿는 순간부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명쾌했다.
눈은 크고 쌍꺼풀이 있으면 더 좋은데, 코는 반드시 높아야 하고 턱은 뾰족해야 하고.
좀 더 짧게 묘사하자면 날카롭고 예민하고 아파 보이게 생긴 사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 눈이 선하고 코와 턱선이 부드러운 사람이 좋아지더라.
한마디로 순해 보이는 사람 말이다.
그동안의 내 생애에 걸친 연애 실패로 말미암아 자연스레 피하게 된 건지
아니면 내 연배에 부응하여 세월에 순응하는 사람을 사모하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망쳤다는 사실은 도저히 못 받아들이겠으니 반드시 후자이다.
젊어도 봤고 이제 늙어 봐 보는 그런 입장에서,
그리고 지난 세월을 사랑했고 앞으로의 시간을 사랑해 볼 입장에서,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 내 이상형인 게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