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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Sep 28. 2023

어머니 착각 때문에 대만족 추석



어머니 착각 때문에 대만족 추석          



어제 점심때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언제 오니? 길이 막히니?” 

“네? 저희 가는 건 내일인데요. 이제 오후에 음식 준비 해야 하는데요.”

“오늘 아냐? 다 차려 놨는데... 어떻게 하지? 그냥 저녁에라도 오늘 오면 안 될까?”          



어머니가 목요일부터 연휴인데 착각을 하시고 수요일 점심에 다 차려 놓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다행히 오후에 다른 일정은 없었고 평소에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이니 얼른 준비해서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에 여유 있게 부쳐서 다음 날 가져가려 했던 전을 얼른 부쳐서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연휴 시작 전날 오후에 평소보다 길이 막히기는 했지만 저녁 식사 시간쯤 도착해서 이른 추석 식사를 했다.          


원래는 오늘 낮에 식사를 하고 다음 주 월요일 임시 공휴일에 부모님 모시고 가까이 피크닉을 갈 예정이었다.

일정이 바뀌고 보니 오늘 시간이 되고 오늘은 추석 전날이라 오히려 공원도 덜 분빌 것 같았다.

그래서 갑자기 일정을 바꾸어 김밥과 과일 남은 전 등을 싸서 양재 시민의 숲 공원으로 피크닉을 갔다.

결과적으로는 어머니의 착각에서 시작되었지만 부모님과 아내도 모두 대 만족인 하루였다.          



일단은 추석 연휴가 길어서 생긴 해프닝이기도 하지만 가장 적당한 가을 날씨에 멀리 여행이 아니라 부모님 댁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공원에 가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 자체가 인생 추석 이벤트이다.

의자와 테이블까지 챙겨서 가서 그야말로 아무도 없는 숲에 우리끼리만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거기다가 연휴에서 공원 주차장도 무료여서 더욱 만족스러운 피크닉이다.

주변에 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지인들도 있지만 전혀 부럽지 않다.          



오늘은 추석 음식 차리느라 힘들이지도 않고 김밥과 다과로 여유롭게 즐긴 피크닉 추석.

설에는 추워서 힘들지만 내년에도 추석에는 여유롭게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부담 없이 피크닉 추석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가족이라면 추석에 여유로운 피크닉 추석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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