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사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건 맞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사진은 찍는 사람이 보여주고 싶은 사실을 보여 준다.
사진을 찍을 때 단순히 배경이 나오는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그 차이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찍는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사물이나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를 가질 때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을 때 보여주고 싶은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어도 주변에 간판이 들어간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은 느낌이 다르다.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도 보여주고 싶은 대상을 어디로 하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전체적인 풍경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인지, 그 풍경 가운데 있는 길을 보여 주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다.
같은 위치에서 찍어도 '화장실'이라는 간판이 들어간 것과 아닌 것은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 간판이나 자연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빼고 찍으려고 신경을 쓴다.
때로는 같은 위치를 흑백으로 표현을 하면 전혀 느끼이 다르기도 하다.
대체로 흑백 사진은 더 많이 의미를 생각해 보고 사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또 풍경 자체를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보여주고 싶은 것이 하늘인지에 따라 느낌은 전혀 다르다.
하늘을 중심으로 찍다 보면 풍경은 그냥 실루엣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한다.
같은 곳을 걷거나 여행을 하더라도 그곳을 보여주는 사진에 따라 느낌은 전혀 달라진다.
풍경화는 전선줄 같은 것을 무시하고 그릴 수 있지만 사진에는 다 담기기 때문에 더 세심함이 필요하다.
느낌이 있는 사진을 원한다면 많은 것을 다 담으려고 하기보다 보여주기 원하는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사진은 사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따라 전혀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은 사실이기도 하지만 찍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전달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풍경을 찍을 때는 사실보다는 내가 느낀 감동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를 고민하며 사진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