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다쳐서 며칠 힘들었지만 그 덕에 맛있는 새우구이를 먹게 된 사연이다.
허리가 삐끗해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특히 누웠다가 일어날 때에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중학교 때 허리를 다쳐서 몇 년을 고생한 후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가끔 허리를 삐끗하면 며칠은 고생을 한다.
하루가 지나도 별 차도가 없어서 아내가 운전을 하고 근처에 통증의학과 병원에 찾아갔다.
엑스레이를 찍고 조금은 좁아진 디스크 염증 소견을 알려주며 주사 치료를 받았다.
갑자가 허리가 아플 땐 지금까지 경험상 통증 의학과에서 주사 치료가 가장 효과가 있었다.
병원이 바로 원당 시장 옆이어서 병원에서 나와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 위해 시장에 잠시 들렀다.
시장 안에 있는 국수와 만두를 파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 위해 가는데 바로 근처에 해산물 가게가 있다.
해산물 가게에 꽃게와 새우를 비롯한 각종 생선이 있는데 특히 국산 새우가 살아서 상자 밖으로 계속 튀어나온다.
한 20년 전쯤 안면도에 대하 축제 때 가서 싱싱한 대하 구이를 먹은 적은 있지만 집에서 이런 싱싱한 새우를 구워 먹은 적은 없었다.
국수를 먹고 나와서 저녁에 새우구이를 먹을 생각을 하고 산 새우 반키로를 사 왔다.
주사를 맞고 와서 저녁이 되니 조금은 움직일 만했다.
그래서 새우 손질은 아내가 했지만 새우구이는 내가 직접 나서서 했다.
싱싱한 새우구이는 조리는 아주 간단하다.
큰 프라이팬에 굵은소금을 바닥에 깔고 새우를 손질해서 소금 위에 얹는다.
타지 않게 불 조절해서 뚜껑은 조금 연 채 15분 정도 익히면 끝이다.
새우가 이렇게 쫄깃한 식감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냉동 새우를 조리에 자주 사용하지만 맛이야 새우 맛이어도 식감이 이런 식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살아서 상자 밖으로 튀어나오던 새우를 가져와서 구우니 그야말로 살이 쫄깃하고 차지다.
살다 보면 때로 힘든 일이 생기지만 또 그 일로 인해 맛보는 특별한 경험들이 생긴다.
허리가 아프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 덕에 싱싱한 새우구이를 먹게 되었으니 마음에 위로가 된다.
멀리 몇 시간을 운전하고 가서 비싸게 대하 구이를 먹지 않아도 만이천 원어치 새우로 가성비 만족이다.
다시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는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덕분에 맛있는 새우구이 먹을 방법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