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지만 가끔 맥주나 소주를 살 때가 있다.
돼지고기 수육을 맥주를 넣고 끓이면 초간단 맛있는 수육이 된다.
또 물 없이 야채만 가지고 수육을 할 때 소주를 조금 사용한다.
보통 수육을 할 때 된장이나 커피 등 다양한 냄새를 잡을 수 있는 재료를 넣고 끌이지만 개인적으로 이제 그 방법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 수육을 삶을 때 가장 애용하는 방법은 물 없이 야채만 가지고 수육을 하는 것이다.
야채만 가지고 수육을 할 때는 일단 무를 두툼하게 썰어서 냄비 바닥에 깐다.
그리고 거기에 고기를 올려놓은 다음 양파, 대파, 마늘, 생강 등 재료로 고기를 덮고 밑에 소주를 무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붓는다.
그리고 고기 크기에 따라 대략 30분 정도 끓이면 야채에서 물이 나오면서 부드러운 수육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각종 야채가 있어야 하고 야채를 손질을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아내는 볼 일이 있어 아침에 나가고 혼자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오늘은 약간 감기 기운이 오는데 집에서 간단히 수육을 먹고 싶어 목살 한 근과 맥주 한 캔을 사 왔다.
어차피 마실 맥주도 아니었기에 슈퍼마켓에서 가장 저렴한 맥주를 사가지고 왔다.
냄비에 고기 절반 한 덩이에 월계수 잎 몇 장을 넣고 맥주 한 캔을 고기가 잠기게 부은 후 끓인다.
처음에 끓을 때까지 쌘 불에 끓이다가 끓고 나면 중불에 30분 정도 끓인다.
처음에 끓기 시작하면서 올라오는 거품은 걷어서 버려주고 기다리면 끝이다.
이렇게 수육을 하면 개인적인 느낌은 고기가 부드러울 뿐 아니라, 훨씬 고소한 느낌이다.
알코올로 고기 냄새는 날아가고 맥주의 발효된 효모가 고기에 베면서 풍미가 고소하다.
통마늘이나 양파가 있다면 같이 넣고 끓여도 좋지만 그냥 맥주만 넣고 끓여도 상관없다.
이런 간단한 수육은 아내가 힘들게 수육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다.
만일 아내가 김장을 한다면 ‘오늘 수육은 내가 준비할게.’라고 하면서 직접 수육을 준비한다면 어떨까?
적어도 이제 수육이 먹고 싶으면 아내에게 부탁하지 않고 내가 수육을 한다.
근사한 걸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간을 맞출 필요도 없고 재료만 준비하면 아주 간단하기 때문이다.
주말에 수육으로 멋진 남편과 부모로 변신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