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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는지보다
누구와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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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는지보다 누구와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



요즘은 먹방의 전성시대이다.

맛집과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유튜버와 파워 블로거가 넘쳐난다.

여행을 계획하거나, 누구를 만나 식사를 할 때에 ‘어디에 가서 뭘 먹지?’를 생각하며 검색은 중대사가 되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하면서 음식의 맛이나 건강 여부는 따지지만 먹는 것 자체의 행복은 소홀히 생각한다.

우리가 80년을 산다고 가정하고 하루에 2끼만 먹는다고 해도 평생 먹는 끼니의 수가 6만 끼에 이른다.

평생에 6만 끼라는 식사를 먹는 시간 동안 만족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인생이 행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먹을 때 행복한 것은 맨 밥에 계란 프라이 하나와 간장 한술로 비벼 먹어도 만족할 수도 있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음식을 먹다가도 같이 먹는 사람이 불편하면 체할 수도 있다.

혼자 식사를 하든,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하든 그 시간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 직장에서 회식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제 불편한 직장 상사나 불편한 동료와 함께 밥 한 끼 먹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평소에 잘 모르던 사람도 같은 생각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식사의 자리가 늘어난다.

개인적으로도 코로나 이후에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말고는 많은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서로 말과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집이 아니라, 라면을 하나 끓여 먹어도 그게 낫다.



사실 어떤 음식이든 함께 기분이 좋은 사람들과 서로 맛을 음미하며 먹는 것이 제맛이다.

고기를 좋아해 가끔 집에서 고기를 혼자 구워 먹은 적은 있지만, 식당에 가서 혼자 구워 먹은 적은 없다.

음식이나 재료에 대한 정보를 꾀고 ‘이렇게 가려 먹어야 한다.’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살면서 언제라도 생일이나 명절 등에 함께 즐겁게 음식을 나눌 가족과 친구가 있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다.

음식에 대해 쓴 글의 대부분은 단순한 음식의 맛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함께 먹은 사람들에 대한 기분 좋은 추억이다.



같이 먹을 사람이 있지만 혼자를 즐기기 위한 것과, 같이 먹을 사람이 없는 건 완전히 다르다.

정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음식 가리고 따지기 전에 마음 맞는 사람과 행복하게 먹으면 된다.

아내와 라면 사리 들어간 즉석 떡볶이를 먹고도 행복했고, 처가 식구들과 직화구이 갈비를 먹어도 행복하다.

최근에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마음과 말이 통하게 된 분과 함께 점심을 먹고 3시간 넘게 대화를 했다.

함께 먹은 ‘꼬막 비빔밥’도 맛이 있었지만, 함께 한 시간이 소중했던 것이다.



가끔 집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파, 만두 등 별도의 재료를 넣고 진심을 다해 즐기며 먹는다.

‘짜파게티’와 같은 것을 해 먹을 때는 참치나 고기 등을 넣고 짜장 소스를 별도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평소에 아내가 건강에 안 좋다고 못 먹게 하던 재료로 요리를 해서 먹으며 내심 뿌듯해하기도 한다.

처량하게 혼자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요리를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혼자 먹더라도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것과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해서 차려 먹는 것은 마음이 다르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마음 맞는 사람과 먹는 음식이고, 그 시간들이 내 삶에 채워질 때 더 건강해진다.

언제라도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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