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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Oct 28. 2023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무지개를 쫓는 소년은 아름다운 꿈을 쫓은 것 같지만 실상은 허상을 따라간 것이다.

멀리서 아름답게 보이던 무지개를 따라가면 그 끝에는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행복도 그렇다. 어떤 목표가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따라가면 무지개를 따라간 것 같을 수 있다.

‘돈을 벌면 행복할 거야.’, ‘정규직이 되면 행복할 거야.’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매일은 불행하다고 여기며 달려간 끝에는 무지개가 실체가 없듯이 원하던 것을 가져도 행복이 없을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의 하루는 단지 목표를 위해 소모되는 소모품이 아니다.

그 매일에 만나는 사람들, 먹는 음식들, 지나며 마주치는 풍경들, 사실 행복은 그 가운데 숨겨져 있다.

매일 집에서 만나는 가족이나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가 다 귀찮고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하루가 끝날 때 마음이 어떨까?

매일 특별한 곳에 가서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면, 매일 입맛도 없이 마지못해 먹는 사람은 어떨까?

매일 만원버스로 출근 전쟁을 하고 퇴근길에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만 들여다보며 주변 한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면 ‘오늘도 참 행복했다.’라고 느끼게 될까?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나와 만난다.

아침에 일어나 아직 세수도 안하고 화장도 안한 나와 만나도 나에 대해 웃으며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다.

어제 힘들고 아직 여전히 문제가 내 앞에 있어도 ‘그래 한번 해보자!’라고 나를 응원하며 시작하면 행복도 멀지 않다.

매일 먹는 구내 식당에서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식사 후에 커피 한잔을 들고 잠시 낙엽이 진 길을 걸을 때도 어제와는 다른 신선함과 행복함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다.          

젊어서 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나이가 들어 이제 여행도 다니고 좀 누리려고 했더니 암이나 중병으로 그럴 수 없어 상심한 분들을 종종 본다.

가족을 위해 가족의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을 했지만 결국 가족과는 말도 안 통하고 공허하게 느끼는 분들도 만나게 된다.

뒤늦게 뭘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고, ‘아이들 자라는 과정도 못 본채 뭐하고 살았나.’라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누군가는 혼밥을 먹으며 신세 한탄을 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혼밥을 하며 자기 자신과 데이트를 하며 누린다.

커피 한잔을 놓고 혼자 글을 쓸 때도 기분이 좋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무지개를 따라가듯 허상인 ‘그것만 있으면...’을 따라가면서 오늘 소중하고, 오늘 하고 싶은 일은 다 유보한 채 살다보면 ‘오늘’에 숨겨진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그 소중한 매일을 소모하게 된다.          



요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일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하루 가운데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 좋은 사람과 함께 했기에 더 맛있게 느껴진 음식, 혼자 넋을 놓고 바라봐도 좋은 풍경과 같은 것이 담겨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행복은 먼 미래에 있는게 아니라 나의 오늘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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