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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Nov 11. 2023

서로 도우며 누리는 행복



서로 도우며 누리는 행복          



악몽을 꾼 적이 있는데 내가 누명을 쓰고 몇 시간이 지나면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감옥에 갇혀 있지는 않아서 아는 모든 사람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시간이 다 되어 사형장에서 마지막 순간에 잠을 깼다.

낮잠이었는데 자고 나니 식은땀이 나 있었다.     

사형을 당하는 것 이상으로 나를 돕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절망적으로 고통스러웠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절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다.

자라가면서 혼자서도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배워가지만 사실 혼자는 살 수 없다.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척척하는 것 같아도 그 모든 정보 자체가 누군가의 수고이고 도움이다.

아무리 비대면을 선호하고 누구의 간섭도 없이 혼자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결국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여전히 혼자만을 고집한다면 결국 고립되고 도태될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한 가지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나는 혼자 살 수 없고, 누군가와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점점 사회는 다른 사람의 간섭을 싫어하고,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도 서툴고 부담스러워한다. 

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202년 우울증 환자는 93만 명이 넘어 2017년 비해 35%가 증가하였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해도 점차 가족과도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돕는 힘이 약해진 것도 원인일 것이다.



사람 ‘人’ 자를 보면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댄 형상이다.

사람은 원래 서로 등을 맞대고 서로를 의지하고 도울 때 어떤 환경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느새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려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서로 돕는다는 것은 남을 이기려는 마음과는 반대다.

서로 돕는다는 건 ‘내가 잘나서 널 돕겠다.’가 아니라, ‘나도 네가 정말 필요해.’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남보다 내가 얼마나 더 많이 가졌느냐의 만족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그렇게 갖고 싶던 최신 핸드폰을 가져도 그 만족 자체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주일도 가기 힘들다. 

대학 때 학교 앞을 지나다가 어린이 환자를 위해 급히 헌혈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서 헌혈을 했었다.

헌혈과 함께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헌혈 증서 10장 정도도 주고 왔다.

그런데 두 달쯤 지나 크리스마스이브에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잘 회복되었다는 감사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그때 마음에 차오르는 기쁨과 오히려 내가 행복한 마음은 그 겨울 내네를 행복하게 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평생을 나무의 도움을 받았던 소년보다는 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주었던 나무가 더 행복했을 것이다.    


      

왜 우리 시대에 점점 편리해지지만 우울증은 늘어나고, 묻지 마 범죄가 일상이 되어갈까?

성공하고 더 가지려는 욕구는 커지지만 ‘나는 혼자 살 수 없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희박해지기 때문은 아닐까?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마음, 그 어떤 것보다 이 시대 가운데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이다.   


       

행복을 무지개를 쫓듯이 찾아다니면 그 무지개 끝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행복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언제나 따듯한 말 한마디나 휠체어를 밀어주는 일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

그런 도움을 통해 건강이 회복이 되거나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것을 보면 도와준 사람의 마음이 뿌듯하다.

도움을 받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누군가를 도을 수 있는 것은 더욱 감사한 일이다.

그 자체가 오늘 내가 만나고 누리는 기쁨이고 행복인 것이다.          



우리는 불과 3년 전 코로나 펜더믹이라는 전 인류가 함께 겪은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우리 각자에게 다가올 시간은 누구에게라도 예측조차 불가능한 시간들이다.

세상은 점점 우리를 혼자 잘 살면 되다고 부추기지만 우리는 더욱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

사실 세상에 어떤 만족도 서로 공감하며, 서로 용기를 주며,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위로보다 큰 만족은 없다.

나도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줄 때도 있지만, 나도 ‘괜찮아, 할 수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절실하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도우며 작은 기쁨과 위로도 함께 누리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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