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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Nov 18. 2023

가성비로 누리는 것들

그림출처: pixabay


가성비로 누리는 것들          



돈이 많고 비싼 돈을 투자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걸까?

돈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많은 불행을 막아준다. 돈이 많으면 불행이 감소할 것이다.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못 받거나, 돈이 없어 밥을 못 먹거나, 배우고 싶어도 학원비가 없다면 마음이 힘들다.

병원비 걱정, 학원비나 밥 굻을 걱정이 없으면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돈을 거의 드리지 않고도 누릴 수 있는 것은 많다.          



최근 나는 가성비가 있어야 만족도가 크다.

소비와 지출에 비해 만족도가 큰 가성비 만족이란 어떤 것인가?



이번 가을에 피크닉을 여러 번 누렸다.

봄에 사 두었던 피크닉 의자 두 개를 가지고 주차비도 따로 없고 입장료도 없는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겼다.

이번에 피크닉 의자의 장점과 효용 가치를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주말이나 휴일에 공원에 그늘이 있는 벤치와 같이 한정된 자리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또 그런 자리를 잡아도 인구 밀도가 높고 오랫동안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피크닉 의자를 들고 가니 나무 밑이나 그늘만 찾으면 자리 걱정 없이 돈도 안 들이고 절대 그냥 보내기 싫은 아름다운 계절을 누릴 수 있다.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공연장에 가서 듣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비싼 티켓값을 주고 공연장 S석에 가서 들어야만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이번 가을 시청 옆에 성공회 성당에서는 가을 동안 수요 정오 음악회가 수요일 12시 20분부터 있었다.

두 번을 직접 가서 음악을 감상했는데 이 공연은 모두 무료였지만 상당히 훌륭한 공연이었다.

공연에 앞서 입장료 천 원에 아내와 함께 덕수궁을 걸으며 산책 데이트도 즐겼다.

가을에 음악회도 시청까지 전철 차비와 덕수궁 입장료 2천 원으로 가성비의 멋진 한나절을 지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외식비 물가도 올라서 외식을 할 때도 부담이 될 때가 많다.

밖에서 점심을 먹을 때 가성비 점심은 회사 구내식당 중 외부인 식사 가능 식당이다.

요즘 만원으로도 만족한 식사를 하기 힘든데 구내식당은 5~6천 원으로 나름 만족스럽게 양껏 먹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식당이 근처에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어야 할 때 종종 회사나 관공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편한 사이에 점심 약속이라면 이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성비 외식이 될 수 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을 실속파라고 할 수 있다. 실속파는 지지리 궁상파와는 다르다.

지지리 궁상인 사람은 나는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고’하면서 남 탓이나 신세 한탄을 주로 한다.

하지만 실속파는 별로 돈을 드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누리는 사람이다.          


나는 이제 명품에는 관심이 없다.

핸드폰도 2년쯤 지난 핸드폰을 20만 원 정도 주고 사서 25% 장기고객 약정 할인 요금을 이용한다.

차도 가성비 중고차를 잘 골라 타고 다니면 새 차가 흠집이라도 날까 신경 쓰며 다닐 일도 없다.

옷 중에는 명품이 하나는 누군가에게 얻은 코트인데 옷 안쪽에 한자로 ‘명품’이라고 쓰여있어 명품이다.

이제는 누가 보든 내가 편하면 되고, 스스로 가성비에 만족을 누리면 되지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내가 뭘 사용하고, 뭘 걸치고 있든지 나 자신이 명품이라는 자신감은 의외로 맘 편히 사는데 쓸모가 있다.         

 


경제학에서 돈과 행복에 관한 유명한 연구로 ‘이스털린 패러독스’가 있다. 

이 역설은 1974년에 미국의 경제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제시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소득이 낮을 때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도가 증가한다.

그런데 어느 수준 이상으로 소득이 높아지면 행복도가 별로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득이 높지 않거나, 높아질 가능성이 적다고 해서 ‘나는 불행할 거야.’라고 단정 지을 이유가 없다.          



가성비 만족을 누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만족을 얻으려는 것에서 자유롭다.

남들에게 보이는 시선에서 자유롭기만 하다면 의외로 가성비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많이 있다.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시대’를 살면서 가성비는 대부분 서민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는 소득이 적거나 월급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점점 우울하고 무기력한 것이 아니다.

광고, 드라마 등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부자가 되지 않으면 넌 불행할 거야.”라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하지만 가성비로 실속 있게 누리는 지혜를 가진다면 부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누리며 만족할 수 있다.

이제는 ‘남에게 보이는 나’보다 ‘가성비로 실속 있게 누리는 나’가 되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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