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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Nov 19. 2023

난생처음 알타리무 김치


난생처음 알타리무 김치          



아내가 난생처음  알타리무 김치를 담갔다.

얼마 전 아내가 마트에 장을 보고 오면서 무거운 것이 있다고 해서 차로 가지러 내려갔다.

총각무 세 단을 사 가지고 온 것이다.

마침 김장용  알타리무가 마트에 들어오는데 싱싱하고 좋아 보인다고 사 온 것이다.

아내는 김치나 깍두기는 담근 적이 있지만  알타리무 김치는 한 번도 담근 적이 없었다.          



총각무는 총각무가 표준어이지만, 알타리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쓰임새는 총각김치(알타리무김치)를 담그는 데 가장 많이 이용된다.

무는 밑동이 윗부분보다 굵고 단단하며 크기가 고른 것이 좋고, 무청은 연하고 길이가 짤막한 것이 좋다.

무청에 들어 있는 비타민C의 함량은 사과의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내가 어쩌다 일을 벌였나?”라고 하면서 아내가 무를 다듬고 손질하기 시작한다.

옆에서 거들며 씻고, 무청 가운데 버리는 부분의 음식 쓰레기 내다 버리는 일을 도왔다.

난생처음 알타리무 김치를 담그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가 고맙고 대견하다.

양가 어머니들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담아서 갖다 드려야겠다는 것이다.          



김치를 담가놓고 며칠을 익기를 기다리며 놔두었다.

며칠 후 아내가 김치 맛을 보면서 실망감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무가 너무 매워.” 아직은 완전히 겨울무가 아니어서 무가 달지 않고 매운맛이 나는 것이다.

“아, 뉴슈가를 넣고 무 매운맛을 빼고 담갔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래도 익으며 매운맛이 없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3일 정도가 더 지나고 알타리무를 다시 꺼내 먹어본다.

“어? 괜찮은데. 먹어봐요.” 먹어보니 김치가 익으며 간절한 바람대로 매운맛이 거의 없어졌다.

아내는 바로 장모님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내가 알타리 김치 담갔는데 나가는 길에 조금 갔다 드리고 갈게요.”          



장모님께 김치를 갔다 드리고 나오는데 다른 통을 가지고 온다.

“엄마가 맛있는데 통이 없어서 작은 통에 갔다 드렸더니 아예 큰 통을 주셨어.”

아내는 그저께 네 단에 9,900원에 판다며 다시 알타리무를 사와서 다시 알타리무 김치를 담갔다.          



3년 전에 아내의 암이 재발하고 수술과 항암 과정을 하는 동안 언제 다시 이런 시간이 오나 싶었다.

이제 다시 건강해져서 김치를 담그겠다고 알타리무를 사들고 온 아내의 도전이 마음 찡하다.

난생처음 아내가 담근 알타리무 김치는 회복이요, 부모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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