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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May 21. 2023

비구름 뚫고 더 높이 날아오르기



비구름 뚫고 더 높이 날아오르기     


일전에 상암동에 있는 하늘공원에 올라가 바라본 서울의 모습이 한강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다웠다.

사진으로 그 모습을 담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은 비가 오다가 사이로 햇살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기회가 되면 그러한 시간에 올라가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느 휴일 오후, 외출 후 집에 오는 길에 비가 그치는 듯하여 하늘공원을 향했다.

그런데 하늘공원 아래 도착하니 그치는 듯하던 다시 비가 왔다.

올라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래도 올라가기로 결심하고 올라갔다.     


비바람이 거세지니 ‘괜히 올라왔나?’하는 마음도 잠시 들었다.

그래도 올라왔으니 날이 개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비구름 뒤에 푸르름과 구름 사이로 내리는 빛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우리의 인생에도 그렇다.

비바람이 앞을 가릴 때는 굳이 그곳에 올라가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비바람 뒤에는 분명 더 아름다운 푸르름이 있다.     


비바람이 그치고 가려졌던 햇살이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여전히 비바람이 거센데 햇살이 찬란한 순간을 소망하며 비바람을 맞서며 기다리는 사람은 적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은 간절함으로 그 비바람 한가운데서 찬란한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인생에 비바람도 분명 끝나는 시간이 있다.

그런데 비바람을 피해 마음의 깊고 어두운 동굴에 들어간 사람은 햇살이 찬란한 순간도 누리지 못한다.

도전하던 일에 실패한 것 때문에 낙오자라고 생각하고 열등감과 남 탓하며 동굴에 숨은 사람이 너무 많다.     


미생이란 드라마에 나오는 이승열의 ⟪날아⟫라는 곡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거기서 멈춰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얼마나 오래 지날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견딜 수 있어 날개를 펴고 날아

이 땅에 모든 미생을 향해 기죽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며 날아오르라던 메시지가 아니었던가.     


비행기는 웬만한 비가 와도 비를 뚫고 하늘을 나른다.

비구름을 뚫고 비구름 위로 날아오를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비바람이 없는 인생은 없다. 기죽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과 그 반대의 사람이 있을 뿐이다.

비바람이 두려워 움추러드는 사람이 아닌 비구름을 뚫고 더 높이 날아오르는 사람이 되자.     



망설이며 올랐던 그곳에서 햇살에 빛나는 서울을 바라보며 다시 결단했다.

인생에 어려움과 두려움의 먹구름이 몰려오면 구름 뒤에 여전히 빛나는 햇빛을 기억하자고...

인생에 비바람이 몰아치면 더 높이 올라 비가 갠 뒤에 보게 될 찬란한 시간을 기다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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