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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뒤끝이 있다

by 동그라미 원


겨울이 뒤끝이 있다



이틀이나 계속 봄을 재촉하는 듯한 비가 내리더니 어제저녁에는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니 온통 다시 한 겨울인 것처럼 눈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겨울이 쉽게 봄에게 자기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그래도 이번 겨울 제대로 눈구경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일상이 눈구경이 되게 해 주었다.



요즘 사람들 중에서도 뒤끝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도 내용은 틀려도 뒤끝 작렬인 빌런들이 얼마나 많은가?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꾸준히 인기가 있는 건 어쩌면 표현하진 않아도 우리 안에 뒤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뒤끝이 드라마에서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많이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 간의 뒤끝으로 인해 누군가는 마음에 봄을 맞이하기 쉽지 않다.



살면서 라이벌이 있고 경쟁자가 있는 건 필요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경쟁이 되어야지 라이벌을 밟아버리고 부숴버리려는 뒤끝은 결국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뿐이다.

그러나 점점 더 악의적인 경쟁이 판을 치고 세상은 점점 살벌해지고 있다.

경쟁자가 이기면 박수를 쳐주고, 이긴 사람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경쟁하던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



겨울의 뒤끝은 불편하긴 하지만 운치가 있다.

겨울의 뒤끝이 세상의 거친 뒤끝을 하얗게 덮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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