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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n 04. 2023

길은 준비되어 있다




길은 준비되어 있다.     


“여건이 안돼서.”라고 하기에는 우리나라에 걷기에 좋은 길이 너무 잘 조성되어 있다.

나무위키에 둘레길 정의를 보면 ‘관광 사업을 목적으로 도보 여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조성한 길.’로 되어 있다.

서울 둘레길이나 제주 올레길 외에도 최근에 찾아보면 각 지자체 별로도 걷기 좋은 길이 정말 많다.     



우리가 운동을 생각하면 어떤 종목을 생각하거나 핼스장을 다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 경우도 이런 시간과 환경이 맞아야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운동할 여건이 안된다.

하지만 걷는 건 새벽이나 아침이든, 점심 식사 후에 산책이든, 아니면 저녁에라도 걸을 수 있다.

적어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걸을 여건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마음의 문제이다.     



평소에 집 근처 산책은 늘 했지만 최근에 서울과 경기도 근교에 공원이나 둘레길을 일부러 찾아 걸었다.

얼마 전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동해안에 삼척과 포항으로 가 해안가에 조성된 길을 걸으며 그 푸르름을 마음에 담았다.

지난 3년 간 야외에서 조차 마스크 없이 다니기 힘든 시간에는 사실 산책도 호사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것도 우리를 얽어매지 않는 이 아름다운 계절이 푸르름을 만끽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자유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요즘 가족 안에서도 생각과 대화의 단절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사실 마음을 나누며 대화를 하려면 공통의 주제와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특히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와 자녀 모두 대화와 소통의 단절 가운데 서로의 기대치의 괴리감만 커지지 않는가?

중고생 자녀도 매일 24시간 공부만 할 수는 없다.

차라리 자녀와 주말에라도 셀카봉 하나 들고 자녀와 함께 둘레길이나 공원에 산책길을 걷는 건 어떨까?     



최근에 나는 아내와 틈만 나면 함께 걷는다.

아내와 나도 특별한 공통의 취미가 있지 않았지만 이제는 함께 걷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이런 취미는 다른 기술이나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발이 편한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걷다 보면 ‘동행’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지고, 동행의 파트너로 더욱 소중하게 된다.

그리고 함께 걸으며 보고 느낀 모든 것이 함께 공감하며 마음을 나눌 소재가 된다.     



어떤 사람은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나는 요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인생에 어떤 길을 가려다가 실패하거나 난관을 만나 막다른 길에 선 것 같더라도 은둔하지 말고 차라리 나와 걷기를...

신선한 공기와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아름다운 길을 걷기만 해도 ‘이 길만 있는 게 아니지.’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마음이 사막과 광야와 같을지라도 잘 가꿔진 길을 걷는 동안 마음의 광야에도 길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확신하냐고 묻는다면 스스로 그것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창에 ‘산책길’이나 ‘둘레길’이라는 검색어를 쳐보라.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길들이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들게 될 것이다.

내가 마음을 먹으면 길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6월에 걷기 좋은 서울 산책길

https://blog.naver.com/wsw5906/22312010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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