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자 세 명이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했다.
그중 한 친구는 초등학교 때 매주 주말마다 같이 모여 놀던 이른바 오뚝이 클럽 멤버다.
5명이 매주 각자의 집을 돌아가며 모여 놀았는데 지금도 일 년에 한두 번씩은 모임을 가진다.
다른 한 친구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고, 1년 전부터 페북 친구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45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울 수 있는 자체가 신기했다.
원래 밖에서 만나 식사하기로 했었는데, 한 친구가 발가락 골절을 당해서 다친 친구 집으로 갔다.
친구의 아내도 같은 동창인데 일이 있어서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점심으로 준비해 놓고 나가고 없었다.
우리 세 명은 최근에 서로 생각이 비슷해서 셋이 단톡방을 만들어 소식들을 주고받는 터였다.
11시 반부터 샐러드와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와 함께 시작된 대화는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한 친구는 광고 회사 출신이고, 45년 만에 만난 친구는 유학파 작곡가로 서로 삶의 여정은 다르지만, 여러 면에서 말이 잘 통한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도 몇 명 있지만, 최근에는 몇 년간 잘 만나지도 못했다.
이제 나이가 5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닌 편하게 만날 어린 시절 친구 관계는 특별히 소중하다.
초등학교를 다섯 군데나 다녔지만 마지막 3년을 다녔던 학교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인연이 있는 것이 감사하다.
사실 이제는 가족과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서로 단절되어가는 시대가 아니던가?
최근 사회 문제가 되는 고독사가 가장 많은 연령이 50, 60대의 남성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만큼 그 나이에 일로서의 관계가 단절되고 나면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이 소외되는 현실의 반증이다.
45년 만에 만난 친구와 자주 만나던 친구처럼 편안하게 말과 마음이 통하니 인생에 새로운 선물과 같다.
이 셋의 모임이 이제 나이가 들면서 더 든든하고 소중한 관계로 이어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