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왜 나만 못 가는건데"

by 피구니

하교 시간에 맞춰 딸 아이를 데리러 학교로 향했다. 언제 나오나 교문을 바라보는데,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딸 아이는 3명의 친한 친구들과 교문 밖으로 나왔다.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장난치며 나오는 딸 아이에게 난 서둘러 집으로 가자고 채근했다. 매주 화요일마다 영어학원에서 단어 테스트를 하는데, 이날 딸 아이가 제대로 단어를 암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어 암기를 위해 집에 서둘러 가길 요구한건데, 이날따라 딸 아이가 집에 가길 싫어했다. 알고 보니 다른 친구들 모두 한 친구의 집에 가 놀기로 한 건데, 자기는 영어학원 때문에 가지 못하니 밖에서라도 친구들과 더 있고 싶은 것이다.


미리 학원 일정을 조율하지 못한데다, 와이프와도 상의를 하지 않아 딸 아이를 반 강제적으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 와 서둘러 영어 단어를 암기하게 하려는데, 딸 아이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 모두 가는데, 자기만 못 간다고 지금이라도 가고 싶다는 것이다. 오늘 말고 다음에 놀게 해준다고 달래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영어단어는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학원 셔틀버스를 태울 수 밖에 없었다.


딸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친구들끼리 집에 놀러가는 일이 종종 생긴다. 다른 친구들은 엄마와 함께 친구의 집에 놀러 가는데, 딸 아이의 경우 아빠인 내가 함께 하기가 애매해 못 가고 있다. 딸 아이만 보내 놀게 한 다음 데리러 가는 방법도 있지만, 친구 엄마한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그러지 못했다.


아빠가 친구 집에 못 가게 해서 미안해. 아빠가 친구 엄마들이랑 더 친해지면 그때 딸만 보내서 놀게 하고 데리러 갈게. 오늘 하루만 넘어가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보물 1, 2호, 박우렁이…"